카카오택시, 유료 호출 ‘목적지 미공개’ 3일 만에 철회

입력 2018-04-15 21:27

카카오택시가 택시호출 서비스를 유료화하면서 택시기사의 승객 골라 태우기를 막겠다는 명분으로 도입한 ‘목적지 비공개’ 방침을 철회했다.

카카오택시를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유료서비스 ‘스마트 호출’을 도입한 지 사흘 만에 승객 골라 태우기를 방지하는 핵심기능을 뺀 것이다. 사실상 택시요금 인상이라는 비판 여론에도 유료서비스 도입을 강행한 카카오가 승객을 위한 ‘골라 태우기 감축’ 약속을 지키지 못한 채 웃돈 서비스만 도입한 꼴이 됐다.

카카오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15일 “택시기사들이 목적지가 공개되지 않는 스마트 호출을 사용하는 승객은 ‘가까운 곳 또는 외딴곳으로 가자’고 할 것이란 선입견을 갖고 있어 스마트 호출을 거의 받지 않았다”며 “택시기사들이 스마트 호출을 쓰도록 유도하기 위해 스마트 호출에 포함됐던 목적지 비공개 기능을 기약 없이 빼기로 했다”고 밝혔다.

스마트 호출은 카카오모빌리티가 자체 인공지능(AI) 배차 시스템을 활용해 승객과 빈 택시의 매칭 성공률을 높이는 유료 서비스다. 승객이 요금 외에 추가로 1000원을 내고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택시기사는 최대 600원, 카카오모빌리티는 400원을 수수료로 챙긴다. 유료서비스 도입 당시 웃돈을 안 주는 승객은 택시 잡기가 힘들어지고 택시요금이 전반적으로 오를 것이란 우려가 나왔지만 카카오모빌리티는 “그래도 택시기사의 승객 골라 태우기를 막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도입을 강행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이제 스마트 호출에 승차거부 방지 기능은 없어졌다”며 “다만 호출 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만큼 서비스와 사용료는 기존과 똑같이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