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아∼ 요즘 자동차 전시관, 카페야? 미술관이야?

입력 2018-04-16 05:05
자동차 체험공간이 다양한 모습으로 진화하며 고객을 유혹하고 있다. 왼쪽부터 기아자동차 ‘살롱 드 K9'. 기아자동차 제공
메르세데스 벤츠 청담 전시장의 AMG 퍼포먼스 센터. 벤츠 제공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의 전시체험공간. 현대 자동차 제공
‘살롱 드 K9’ 박물관처럼 도슨트가 안내
벤츠코리아 ‘메르세데스 카페’ 운영
복합문화공간 현대 모터스튜디오 인기


기아자동차는 지난 4일 플래그십(최상급) 세단 ‘더 K9’의 이름을 딴 독립형 전용 전시관 ‘살롱 드 K9(Salon de K9)’을 서울 대치동에 개관했다. 이곳엔 마치 박물관이나 미술관처럼 전문 도슨트(전시물 안내인)가 있다. 도슨트는 고객과 동행하며 더 K9에 대한 브랜드 투어를 제공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단순 자동차 판매가 아닌 자동차를 체험하는 문화 공간을 제공하는 브랜드들이 늘고 있다. 자동차를 사는 곳이 아니라 자동차를 느끼는 곳이다. 자동차를 당장 판매하지는 않아도 브랜드 경험 기회를 제공해 잠재 고객을 늘려나가는 마케팅 전략이다.

K9과 클래식, 벤츠와 커피

기아차의 ‘살롱 드 K9’은 총 560㎡(약 170평) 규모로 전시장 1층은 차량을 집중해서 볼 수 있는 공간, 2층은 더 K9과 관련된 브랜드 콘텐츠들을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라운지로 꾸몄다. 별도 마련된 청음실에서는 더 K9에 탑재된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 렉시콘의 사운드도 경험할 수 있다. 기아차는 앞으로 ‘살롱 드 K9’에서 클래식 설명회, 티 클래스 등 고객 초청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살롱 드 K9’은 특히 고급차 고객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사전 예약제로 운영된다.

프리미엄 브랜드는 반대로 전시장의 문턱을 낮추기도 한다. 메르세데스 벤츠코리아는 카페 공간을 겸한 전시장을 지난 1월 스타필드 하남에 열었다. 이곳에는 바리스타가 로스팅한 커피와 디저트를 즐길 수 있는 ‘메르세데스 카페’가 있다. 매장 입구에 들어서면 마치 커피 전문점처럼 의자와 테이블이 배치돼 있다. 일반 카페처럼 커피도 마시고 프리미엄 자동차도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다. 이곳은 쇼핑몰에 입점한 첫 번째 벤츠 전시장이다. 프리미엄 자동차를 구경하고 싶지만 당장 살 형편은 아닌 이들이 편하게 둘러볼 수 있는 공간이다. 스타필드 하남에는 BMW, 테슬라, 제네시스 등 프리미엄 브랜드 체험 공간이 경쟁적으로 입점해 있다.

접근이 쉬운 카페부터 최고급 브랜드를 위한 공간까지 맞춤형 체험 공간이 한 건물 안에 있는 경우도 있다. 벤츠 서울 청담 전시장의 경우 1층은 메르세데스 카페, 2층은 고성능 라인인 AMG 퍼포먼스 센터, 3층은 플래그십 라인업인 ‘마이바흐 & S 클래스’ 공간으로 구성됐다.

자동차 체험공간 대표격은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이다. 지난해 4월 개관한 현대차의 브랜드 체험관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경기도 고양시 소재)’은 지난달 누적 방문객이 26만명을 돌파했다. 월 평균 방문객이 2만3000여명이나 되는 셈이다.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은 자동차의 탄생 과정과 기능을 보여주는 각종 전시가 진행되는 자동차 문화 복합 공간이다. 서울, 모스크바 등에 이어 현대차가 5번째로 선보인 모터스튜디오다.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은 2017 레드닷 디자인상, 2018 iF 디자인상 등 세계적인 디자인상을 연이어 수상하기도 했다.

볼보와 르노삼성, 소통하는 팝업 스토어

자동차 브랜드들은 고객과의 소통을 위해 팝업 스토어 형태의 단기 체험 공간을 만들기도 한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브랜드 팝업 스토어인 ‘메이드 바이 스웨덴(MADE BY SWEDEN)을 7월초까지 운영한다. 수도권 주요 쇼핑몰과 아울렛 등으로 고객을 찾아가는 콘셉트다. ‘메이드 바이 스웨덴’은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더 뉴 XC60과 플래그십 SUV인 올 뉴 XC90 등의 차량 전시 공간이 마련돼 제품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볼보코리아는 이곳에서 차량 선택의 주요 기준과 성격,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적합한 제품을 추천해주는 ‘나만의 볼보를 찾아라’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 추천받은 차량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시승 신청도 할 수 있다. ‘메이드 바이 스웨덴’은 이달 28일부터 다음 달 7일 경기도 이천 프리미엄 아울렛, 6월 30일∼7월 8일 잠실 롯데월드몰에서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르노삼성자동차도 차량과 그림을 전시하는 ‘SM6 아뜰리에’를 서울 인사동에 열어 지난 2일까지 운영했다. 앞서 지난해에는 서울 가로수길에서 QM3 팝업스토어 ‘아뜰리에 비비드 라이프’를 열기도 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