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은 13일 잇따른 의혹 제기에도 공식일정을 소화했다.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들과의 간담회에선 ‘신뢰’를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외유성 출장·셀프 기부’ 논란과 거취 문제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김 원장은 간담회에서 국내 공모펀드 시장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신뢰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운용사들이 투자자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는 상품을 개발해 펀드가 대중의 사랑을 받는 금융상품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펀드수익률을 높여 부동산시장 자금을 생산적 분야로 흡수해야 부동산시장이 안정될 수 있다고도 했다. 아울러 최근 발생한 삼성증권 주식배당 사고와 관련해 자산운용업계에서도 내부통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간담회는 당초 계획된 일정은 아니었다. 때문에 금감원 안팎에서는 김 원장이 직무를 계속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금감원 측은 삼성증권 주식배당 사고와 관련해 전반적인 시스템 점검 강화 등을 요청하기 위해 잇따라 간담회를 연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지난 10일에는 증권사 대표이사들과 간담회를 가졌었다.
전날 금감원 직원들이 사용하는 익명 게시판 ‘블라인드’ 앱에는 김 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금감원에 더는 부담을 주지 말고 떠나 달라. 사표를 낸 후 검찰 조사를 받아라”는 내용이다. 한 금감원 직원은 “김 원장이 대대적인 개혁을 해주길 바라는 내부 의견도 여전하지만, 연일 언론의 주목을 받으며 피로감을 호소하는 직원들도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사진=곽경근 선임기자
김기식, 거취 질문에 묵묵부답
입력 2018-04-14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