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차녀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광고대행사와의 미팅에서 물컵을 던지며 고성을 질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구설에 휘말렸다. 2014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회항’에 이어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갑질 논란이 또다시 재연될 분위기다.
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조 전무는 지난달 광고대행사 직원들과의 회의에서 언성을 높이고 물이 든 컵을 바닥에 집어던지는 등 과격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을’ 입장인 대행사가 회사 차원의 함구령을 내렸다는 얘기도 나왔다. 광고주가 명백한 ‘갑’인 데다 고객 관련 언급 자체를 꺼리는 것이 업계 불문율이기 때문이다.
소문은 사건 대행사 직원이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조 전무의 갑질을 폭로하는 글을 올리면서 퍼지기 시작했다. 조 전무가 회의에서 대한항공 영국편 광고 캠페인에 대한 질의응답이 불만족스럽다는 이유로 팀장 얼굴에 물을 뿌렸다는 내용의 해당 글은 곧 삭제됐다.
대한항공 측에서는 회의 중 언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컵을 바닥으로 던지면서 물이 튀었을 뿐 직원 얼굴을 향해 뿌리진 않았다고 해명했다. 또 조 전무가 당시 회의에 참석한 광고대행사 직원들에게 개별 문자를 보내 사과했다고 설명했다. 조 전무는 자신의 SNS에 “어떤 상황에서도 해서는 안 될 행동으로 더 할 말이 없다”며 “어리석고 경솔한 제 행동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적었다.
대한항공 측은 장녀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이 땅콩회항 사태 이후 3년 만에 최근 경영 일선에 복귀한 상황에서 재차 터진 악재에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광고업계 특성상 터질 것이 터졌다는 시각도 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그래픽=전진이 기자
[비즈카페] 그 언니에 그 동생… 이번엔 조현민, 물컵 던지고 고성
입력 2018-04-13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