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상가 분양가 3.3㎡ 3306만원… 역대 최고

입력 2018-04-13 05:00

올해 1분기에 공급된 전국의 상가 평균 분양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도권 대단지 아파트에 딸린 상가의 신규 분양이 쏟아진 데다 주택시장보다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 결과로 분석된다.

12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1분기 공급된 총 53개 상가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3306만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2% 상승한 것으로, 통계 수집이 시작된 2001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서울 논현, 마곡 등 총 7개 단지 상가가 3.3㎡당 평균 4385만원에 공급돼 전체 분양가 상승을 이끌었다. 경기·인천 지역은 남양주 다산, 하남 미사, 화성 동탄2신도시 등지 29개 상가가 평균 3281만원에 분양됐다. 그 외 지방은 평균 2873만원 수준이다. 권역별로는 수도권이 70%로 압도적이었다.

상가 분양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직접적인 이유는 높은 수익성이 기대되는 신규 대단지 아파트 상가들이 3.3㎡당 4000만원을 웃도는 높은 가격으로 거래됐기 때문이다. 동시에 상대적으로 공급가격이 낮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단지 내 상가 물량이 적었던 점도 영향을 미쳤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및 각종 대출 규제 등 주택시장에 대한 정부 압박이 갈수록 심화되는 상황도 상가 투자 증가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주택에 비해 상업용 부동산은 대출 규제가 상대적으로 덜한 편이고, 임대료 등 가시적인 현금흐름이 발생한다는 장점도 주효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상가 투자 수익률은 평균 6%대로 안정적인 수준을 보였다. 저금리 기조에서 ‘각종 세금을 빼더라도 은행이자보다는 이득’이라는 시각으로 접근한 투자자들이 많았을 것이란 분석이다. 초기 투자금 부담이 덜한 소형 상가가 인기를 끄는 현상이 이를 뒷받침한다.

부동산114 측은 “지난달부터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대출 규제가 시작됐지만 상가 투자자금 규모상 자금 여력이 있는 수요자가 상당하고, 공동 투자도 있어 대출 제한으로 인한 타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향후 상가시장 투자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올 6월까지 2분기에만 대형 건설사의 브랜드 아파트 4만 가구가 분양시장에 쏟아진다.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국내 10대 건설사들은 이달부터 오는 6월 말까지 전년 동기(2만740가구) 대비 약 2배 늘어난 4만792가구를 분양한다. 경기도 2만4841가구와 서울 4570가구 등 수도권 물량이 전체의 72.1%에 달한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