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은범·한기주, 한물갔다던 ‘올드보이’ 부활의 찬가

입력 2018-04-13 05:00

과거 KBO리그를 호령하던 ‘올드보이’인 송은범(34·한화 이글스)과 한기주(31·삼성 라이온즈)가 부활투를 선보이며 팀의 필승조로 자리 잡았다.

송은범은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에서 12일 현재까지 7경기에 나서 3승(무패)째를 거두며 한화 불펜진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송은범 부활의 비결로 공을 잡는 그립에 과감한 변화를 주면서 새롭게 익힌 투심패스트볼(투심)을 꼽았다. 2000년대 후반 SK 와이번스 왕조의 핵심 멤버였던 송은범은 한화에서 뛰기 시작한 2015시즌 이후 3년 동안엔 76경기에 출전, 4승 24패의 성적을 거두는 데 그쳤다.

송은범은 최고 시속 150㎞에 달하는 포심패스트볼(포심)을 던지지만 궤적이 단순, 타자들이 공략하기 쉬운 약점을 가지고 있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그립에 변화를 줘 홈플레이트 가까이에서 움직임이 있는 투심을 연마했다. 이 투심이 위력을 발휘, 올 시즌 극적 반등에 성공했다.

한기주도 삼성 불펜의 핵심으로 변신, 부활을 노래하고 있다. 프로야구 역대 신인 최고 계약금인 10억원을 받고 2006년 KIA 타이거즈에 입단한 한기주는 파이어볼러로 명성을 떨쳤다. 한때 KIA의 마무리로 활약했지만 각종 부상 이후 부진이 이어졌다. 지난해 11월 삼성으로 트레이드 된 한기주는 올 시즌 기교파 투수로 변신했다. 한기주는 전성기 시절 던지던 시속 150㎞를 넘나드는 강속구가 아닌 포크볼, 슬라이더 등 변화구를 효과적으로 구사하며 타자들을 요리하고 있다.

정민철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단시간에 단조롭던 볼의 궤적에 변화를 준 송은범이 대단하다”며 “지금 같은 공을 계속 구사한다면 타자들이 공을 띄우기도 어려워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강속구 투수들이 속도를 잃었을 때 고전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기주는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꼭 속도가 필요하지 않다는 걸 깨달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12일 한화는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서 15대 4 대승을 거뒀다. 한화 타선은 장단 17안타를 몰아치며 KIA 투수진을 몰아 붙였다. 이날 승리로 한화는 KIA와의 주중 3연전 싹쓸이 및 4연승에 성공했다. 한화의 KIA 상대 3연전 싹쓸이는 2012년 7월 27∼29일 이후 2083일 만이다.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선 선두 두산 베어스가 삼성을 9대 3으로 격파하고 시즌 7연승을 질주했다.

이상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