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임신부 100명 가운데 3명 정도가 태아 기형을 일으키는 성분이 든 여드름 치료약을 먹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미국 등에서 시행되고 있는 임신예방프로그램 도입을 추진키로 했다.
보건복지부 산하 ㈔임산부약물정보센터는 2010년 4월∼2016년 7월 마더세이프 상담프로그램에 참여한 임산부 2만2374명을 분석한 결과 2.9%(650명)가 임신 중 또는 임신 전후에 이소트레티노인 성분의 여드름 치료제를 복용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12일 밝혔다.
여드름 치료를 위해 이소트레티노인 성분의 약을 복용하더라도 태아 기형 예방 차원에서 약을 끊은 지 30일이 지난 후에 임신을 시도하도록 의사가 권고하고 있지만 약 80%가 이런 권고를 지키지 않았다.
중증 여드름 치료제 성분인 이소트레티노인은 임신부가 복용했을 경우 35%에서 안면·심장·귀 기형과 신경결손 등 장애를 일으킨다. 센터 이사장인 한정열 단국의대 산부인과 교수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처방과 인터넷 불법 거래가 횡행하고 있어 오남용으로 인한 부작용 위험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유럽연합 등에선 환자를 등록하고 패스워드를 부여한 다음 지정된 약국의 약사에 의해서만 이소트레티노인을 살 수 있도록 관리하고 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태아 기형 유발’ 여드름 치료약, 임신부 100중 3명 먹었다
입력 2018-04-13 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