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나, 대북 매파 아니다… 트럼프, 회담장서 장난하는 사람 아니다”

입력 2018-04-13 05:00
사진=AP뉴시스

정의용 안보실장, 볼턴과 회동 남북·북미 정상회담 협의… 북한 비핵화 일정 등 의견 교환
야치 日 안보국장도 美 방문 중

마이크 폼페이오(사진) 미국 국무장관 내정자는 12일(현지시간)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서 “북한과의 협상에서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중앙정보국(CIA) 국장 출신인 폼페이오 내정자는 백악관이 미리 배포한 모두발언 요약 원고를 통해 “북한과의 협상에 관한 CIA 보고서를 전부 다 읽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장에서 장난하는 사람이 아니며, 나도 마찬가지”라고 말해 북·미 정상회담에 진지하게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CIA 국장 시절 북한 정권 교체를 지지했던 폼페이오 내정자는 그러나 자신을 대북 강경파로 보는 시각에 반발했다. 그는 “나를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기자들이 나를 ‘매파’, ‘전쟁 강경파’ 등으로 분류하는데 동의하지 않는다”며 “제복을 입고 복무한 우리 같은 사람들보다 더 전쟁을 두려워하는 이들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쟁은 마지막 수단”이라며 “젊은이들을 전쟁터로 보내는 것보다 부단한 외교적 노력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적 목표를 달성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백악관에서 존 볼턴 신임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났다. 정 실장과 볼턴은 오는 27일 예정된 남북 정상회담과 5월∼6월 초 열릴 북·미 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협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실장이 백악관을 방문한 것은 지난달 8일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북·미 정상회담 수용 의사를 확인한 뒤 한 달여 만이자 볼턴 취임 이후 처음이다.

한·미 양국의 외교안보 사령탑인 두 사람은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반드시 북한의 비핵화를 관철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을 것으로 보인다. 정 실장은 볼턴에게 남북 정상회담 준비 과정을 설명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밝힌 비핵화 의지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볼턴은 북한이 협상을 시간벌기 수단으로 활용하지 않도록 가능한 한 연내에 협상을 매듭짓고 완전한 핵 폐기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와 별도로 볼턴은 방미 중인 야치 쇼타로 일본 국가안보국장을 만나 오는 17∼18일 플로리다에서 열리는 미·일 정상회담의 의제 등을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 방안과 일본인 납치자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