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 일정액 이상 사용했더라도 실적 합산서 빠지는 경우 확인
할인횟수 제한 등 조건 없는 카드 쓰는 것도 한가지 방법
해외사용 수수료 물지 않는 선불카드, 환차손 피하기 가능
어차피 쓸 돈이라면 가급적 슬기롭게 써야 한다. 그게 재테크의 첫걸음이다. 신용카드부터 먼저 살피는 게 좋다. 각종 금액 할인 및 포인트 적립 혜택이 많기 때문이다.
다른 연령대와 달리 20대를 중심으로 체크카드 보급률이 신용카드를 제치는 등 변화의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신용카드는 현금을 제하면 지급결제수단 1순위다. 한국 사람은 지갑에 보통 2.07장의 신용카드를 넣고 다니며 한 번에 평균 3만9000원씩 결제한다는 한국은행 조사 결과가 있다. 체크카드는 1인당 1.38장 보유에 1회 평균 결제금액 2만4000원에 그쳤다.
지난해까지 체크카드의 소득공제 혜택은 신용카드의 2배였다. 앞으로는 세법 변경 예고에 따라 변할 수 있다. 체크카드의 약진이 신용카드의 아성을 아직 흔들지 못하는 것도 신용카드의 할인 및 적립 혜택이 월등하기 때문이다. 단, 살피지 않고 쓰다가는 어이없는 실수가 나온다.
내 카드 제대로 알기
직장인 A씨는 ‘별다방’ 커피 20% 할인 카드를 발급받아 매일 아침 이용했다. 출근길 유일한 위안거리였다. 그런데 한 달 후 단 1건도 할인 받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상품설명서를 보니 ‘건당 1만원 이상 결제시 할인’이 작게 쓰여져 있었다.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백전백승(百戰百勝)이다. 신용카드도 마찬가지다. 20%란 높은 할인율에 현혹돼 자세한 조건을 살피지 못하는 실수가 의외로 잦다. ‘건당 1만원 이상 결제시’와 같은 복병이 곳곳에 숨어있다. 상품설명서를 꼼꼼하게 읽는 게 기본이다.
전월 일정액 이상 사용해야 혜택이 제공되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일정액을 썼더라도 그 당시 현장 할인 혜택을 받았다면 실적 합산에선 아예 빠지는 경우도 있다. 적립 혜택의 경우에는 무이자할부 선불카드 상품권구매 세금납부 등은 제외하는 게 일반적이다. 월별 통합할인한도가 1만원으로 만일 정해져 있다면 마트 20% 할인율을 제공한다 해도 ‘빛 좋은 개살구’일 수 있다.
만일 할인 적립 등의 조건이 까다롭게 느껴진다면 비교적 단순한 할인 혜택 카드를 선택하는 게 좋다. 카드업계에선 전월실적 적립조건 등의 혜택 방해 요소를 ‘허들’이라고 부르는데, 현대카드 제로(ZERO) 시리즈는 이 허들을 과감하게 없앤 상품이다. 지금까지 230만장 넘게 발급된 밀리언셀러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연회비 1만원 아래로 전월실적 할인횟수 총액제한 등의 조건을 다 없앤 ‘무조건’ 할인 카드”라며 “혜택 따지기를 피곤해하는 현대인을 위해 나왔다”고 설명했다.
해외선 수수료 2배
지갑은 해외여행이나 가야 열리는 일이 많아지면서 신용카드 해외이용도 늘고 있다. 해외 웹사이트에서 직접 구매하는 이른바 ‘직구’도 빈번하다. 그런데 신용카드를 해외에서 쓰면 기본적으로 비자 마스터 등의 국제브랜드사 수수료 0.6∼1.4%에 국내 카드사 부과 해외 이용 수수료 0.18∼0.3%가 이중으로 부과된다.
이게 부당하다 느껴진다면 ‘신한글로벌멀티카드’를 살펴볼만 하다. 달러화 엔화를 포함해 10개 통화로 미리 충전해 놓고 해외전용으로 쓰는 선불카드다. 앞서 말한 국제 브랜드 및 국내 카드사 해외사용 수수료가 없다는 게 큰 장점이다. 환율 좋을 때 시점을 스스로 조절해 충전하면 환차손도 피할 수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12일 “은행이 신한카드와 손잡고 해외 이용 수수료를 낮추기 위해 협업한 결과물”이라고 자부했다.
주유카드에서도 변화가 몰려온다. 기존 ‘ℓ당 ○○원 할인’ 방식에서 ‘주유 결제액 ○% 할인’ 대체가 늘고 있다. ℓ당 할인을 해줄 경우, 중앙 정유사의 고시 가격과 지역 주유소의 판매 가격이 달라 소비자로서는 기대보다 몇천원 할인을 덜 받게 돼 실망하는 일이 잦았다. 주유 결제액 비율 할인 방식은 이런 문제를 해결한다. 신한카드의 딥 오일 카드는 고객이 직접 4대 정유사 중 한 곳을 고르면 해당사 전국 주유소에서 주유금액 기준 10% 할인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연회비가 비싼 프리미엄 카드는 항공권 숙박권 등을 제공하는 대신 첫해는 100만원 이상, 이듬해는 1000만원 이상 10배 넘게 사용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
신용카드 혜택 누리는 방법, 방해 요소 알아야 보인다
입력 2018-04-13 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