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읽기 들어간 美 시리아 공습… 트럼프 “미사일 쏠테니 준비하라”

입력 2018-04-11 19:07 수정 2018-04-11 21:19

화학무기 공격 사태로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된 시리아 내전이 ‘세계대전의 축소판’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미국이 주도하는 서방 진영과 러시아 이란 등 시리아 동맹은 각각 연합전선을 확대하며 상호 간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시리아 사태 대응을 위해 주요 출장 일정까지 포기하는 등 군사작전 실행을 앞두고 초읽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트럼프는 13∼14일(현지시간) 페루에서 열리는 미주정상회담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고, 매티스는 네바다주와 캘리포니아주 방문을 취소했다고 미 CBS방송 등이 10일 전했다.

미국 대통령의 미주정상회담 불참은 사상 처음이다. 시리아 화학무기 공격 사태에 어떤 식으로든 개입하겠다는 트럼프의 의지를 보여준다. 백악관은 시리아 공습 시기와 방법 등을 놓고 막판 조율 단계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시리아 인근 해역에 순항미사일로 무장한 항공모함을 배치해 놓고 있다. 시리아 공습에는 프랑스와 영국 등 서방국가뿐만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등 중동 내 우방도 가세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까지 공전하면서 무력충돌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가 각각 결의안을 제출했지만 상대 측 거부로 모두 부결됐다.

러시아는 서방의 연대에 맞서 이란과 공동 대응에 나섰다. 이란 영자 매체 테헤란타임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시리아 특사 알렉산드르 라브렌티예프가 수도 테헤란을 방문해 이란 국가안보최고회의 알리 샴카니 사무총장과 비공개 회동을 했다고 보도했다.

알렉산더 재스시킨 레바논 주재 러시아대사는 현지 알마나TV 인터뷰에서 미국이 시리아에 미사일을 발사하면 격추시키겠다고 경고했다. 이스라엘 군사 전문가 레우벤 벤-샬롬은 영국 일간 가디언에 “(미국에) 핵심 이슈는 러시아가 시리아에 제공하고 있는 보호막”이라며 미국의 공습이 3차대전을 촉발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아침 트위터에서 러시아 측의 미사일 격추 발언을 언급하며 “그래 러시아여 준비태세를 갖춰라. 미사일들이 날아갈 것. 멋지고 새롭고 스마트한 것들이!”라고 밝혔다. 또 러시아를 겨냥해 “자기 국민들을 죽이고 또 그것을 즐기는 ‘독가스 살해 짐승(시리아 정권)’과 한 편이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유럽 항공교통 통제 기구인 유로컨트롤은 홈페이지를 통해 72시간 안에 시리아에 대한 공습이 있을 수 있다며 “지중해 동부를 비행할 계획이 있다면 재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