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두길(58) ㈜야긴건축사사무소 대표는 “영등포교회는 다목적 시설과 소그룹 공간이 많아 지속 성장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9일 이 교회에서 만난 그는 “연면적 대비 본당 비율이 30% 미만인데 이것도 미래지향적”이라며 “상당 부분이 교회의 요청으로 이뤄졌다”고 했다.
최 대표는 “보통 본당 비율이 높으면 교회 성장에 한계가 있다”며 “우리나라는 대개 교회 본당 비율이 45% 이상”이라고 했다. 이어 “최근 5년간 새로 건축된 미국 교회의 본당 비율은 30%대, 보통 유대인의 교회 본당 비율은 28%대”라며 “세계적인 추세가 본당 대신 교육 및 소통을 위한 공간을 많이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영등포교회엔 교제 교육 소통을 위한 소그룹 공간이 많다. 공간마다 제 기능을 갖고 있으며 확장이 가능하다. 1층 로비에서 2층까지 이어진 계단은 휴식공간이다. 계단에서 마주보이는 곳에 스크린이 설치돼 있어 영화도 볼 수 있다.
교회는 커뮤니티센터, 문화센터로도 기능을 한다. 최 대표는 “재개발 단지에는 젊은 세대, 특히 네 살 전후의 자녀를 둔 부모들이 많다”며 “남편을 회사에 보낸 주부들은 아이들과 어우러질 공간이 필요하다. 영등포교회의 어린이도서관, 키즈카페, 북카페 등이 그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영등포교회는 지역과 함께하는 교회 건축의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교회는 목회의 비전과 철학도 중요하지만 이를 받쳐줄 공간이 있어야 한다”며 “영등포교회는 전반적으로 공간의 다양성, 상징성, 미래지향성, 기능성을 두루 갖췄다”고 강조했다.
야긴건축사사무소는 교회건축 설계를 많이 했다. 1994년 설립돼 대형교회부터 소형교회까지 300여곳을 설계했다. 최 대표는 “직원들에게 항상 현장에서 순교할 생각으로 일하자고 독려한다”고 했다. 그는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오는 19일 영등포교회에서 ‘교회 성장을 위한 건축과 공간’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교회건축 세미나에서 강연한다.
전병선 기자
[교회와 공간] 야긴건축사사무소 최두길 대표 “다목적 시설과 소그룹 공간 늘려 미래지향적 설계”
입력 2018-04-13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