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1조 규모… 급성장 예상
식품업체 ‘샘표’와 손잡고 냉장고 등 전시 공간 마련 쿠킹 클래스·워크숍도 예정
美서 인수 럭셔리 ‘데이코’ 국내 쇼룸도 4분기에 공개
삼성전자가 국내 ‘빌트인 가전’ 시장 확대에 나선다. 성장이 정체된 주방·생활가전 시장에서 B2B(기업 간 거래) 비중이 높은 빌트인 가전 시장을 개척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김현석 삼성전자 CE부문장(대표이사·사장)은 11일 서울 중구 충무로 ‘샘표 우리맛 공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금 1조원 규모인 한국 빌트인 가전 시장이 앞으로 급속히 성장할 것”이라며 “2020년까지 이 시장에서 확실히 자리 잡겠다”고 말했다.
빌트인 가전은 아파트나 공동주택의 입주 전 설치되는 냉장고 세탁기 식기세척기 등을 뜻한다.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인테리어 효과가 있다. 가전업체 입장에서는 건설사 등에 대규모 물량을 한꺼번에 판매할 수 있다. 1인 가구가 늘면서 빌트인 가전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있다.
삼성전자는 빌트인 가전 홍보를 위해 식품업체 샘표와 손잡고 이를 전시하는 공간을 마련했다. 충무로 ‘샘표 우리맛 공간’에 상냉장·하냉동 타입 빌트인 냉장고와 빌트인 오븐, 사물인터넷(IoT) 기능이 탑재된 패밀리허브 냉장고 등 ‘셰프 컬렉션’ 라인을 전시했다. 고급 레스토랑처럼 세련되고 현대적인 분위기가 나게 했다. 삼성전자와 샘표는 이곳에서 쿠킹 클래스, 식문화 워크숍 등을 진행하며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힐 계획이다.
김 부문장은 “그동안 주로 미국 빌트인 시장에 집중해 왔지만 오늘을 계기로 한국 시장에도 적극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달 말 독일 럭셔리 주방가구 업체 지메틱과 협업한 쇼룸을 선보일 계획이다. 4분기에는 2016년 인수한 미국 럭셔리 가전 브랜드 ‘데이코’의 제품으로 가득 찬 자체 쇼룸을 공개한다. 데이코는 냉장고 오븐 가스레인지 식기세척기 등 주력 빌트인 가전을 합친 가격이 4000만원에 이르는 고가 브랜드다. 쇼룸에서는 최고급 브랜드 건설사나 개인이 삼성전자와 빌트인 가전 구매 계약을 맺을 수 있다. 김 부문장은 “미국 제품이 그대로 한국에 오면 주방 공간에 맞지 않는 경우가 생긴다”며 “일부는 미국 데이코를 도입하지만 다른 일부는 한국식으로 변형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폴란드 바르샤바에서도 프리미엄 빌트인 가전 쇼룸을 열어 유럽 빌트인 가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냈다. 삼성전자는 당시 “빌트인 가전 비중이 높은 유럽 국가에 쇼룸을 늘려 소비자가 빌트인 가전을 체험해 볼 수 있게 할 것”이라며 “유럽 빌트인 가전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삼성전자, 가전시장 정체 ‘빌트인’으로 뚫는다
입력 2018-04-11 1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