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가 신학·사상의 중개인?… 회복해야 할 신학 분야 9가지

입력 2018-04-12 00:03

목회자는 기본적으로 공부하는 사람이다. 목사들의 필수 코스인 목회학 석사(M.Div.) 과정은 평생 신학 연구의 기본 틀을 제공한다. 이 배움을 통해 목회와 신학, 신학과 목회는 서로 뗄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목회야말로 지성적 소명임을 깨닫는 것이다.

하지만 오늘 우리가 만나는 목회자들의 삶은 공부와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목사에 대한 이미지는 학자 스타일보다는 비즈니스맨에 더 가깝다. 이는 목회가 신학과 사상의 힘에서 나오는 권세 있는 활동이 아니라 기발한 아이디어와 프로그램, 트렌드와 마케팅 감각 등에 의해 결정되는 세태와 무관치 않은 탓이다. 성경 연구와 신학은 학자들의 몫으로 변한 지 오래다.

책은 미국 최대 목회자 세미나인 ‘셰퍼드 콘퍼런스’ 강사 8명이 전하는 외침이자 절규다. 베스트셀러 저자이자 성경해석자인 존 맥아더 목사는 “목회자는 다른 사람들의 신학과 사상을 전하는 중개인으로 전락했다”며 “목회자 스스로 성경 본문에서 먼저 교리를 찾아내고 그 의미를 밝히고 적용하며 권고하는 수순을 회복하라”고 권면한다.

이를 위해 목회자들이 시급히 회복해야 할 신학 분야 9가지를 소개한다. 아담의 역사성과 창조론을 비롯해 역사적 기독교 신앙을 확립할 것, 칭의 교리에 정통할 것, 속죄의 범위를 파악할 것, 성경적 교회를 이해할 것, 예수님의 지상명령에 충실할 것 등 이른바 기독론과 교회론, 구원론 등을 명확히 알고 있으라고 주문한다. 또 역사적 전천년주의와 새 하늘, 새 땅 개념 정리도 당부한다. 신학자로서의 목회자로 살려면 적어도 이 아홉 가지 분야는 정통해야 한다는 것이다.

책에서 다루는 신학의 경향들은 모두 16세기 종교개혁의 유산을 계승하고 있는 개혁주의에 입각해 있다. 다만 종말론의 경우는 개혁주의 내부에서도 견해가 다양하기 때문에 다소 논란의 여지는 있어 보인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