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매각을 명령한 삼성물산 지분 404만주를 장내 거래로 처분한다고 10일 공시했다.
삼성SDI는 이날 “자사가 보유 중인 삼성물산 주식 404만주(2.1%)를 매각하기 위해 씨티증권, CS증권을 주간사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매각은 국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매각 대금은 이날 종가 기준으로 5822억원이다. 삼성SDI는 “매각 대금은 사업에 필요한 투자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매각으로 삼성그룹의 7개 순환출자 고리 중 3개 고리가 해소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뒤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물산 주식 904만주 중 합병으로 추가된 2.6%(500만주)를 매각하라고 결정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순환출자 가이드라인을 변경해 삼성SDI가 보유한 나머지 삼성물산 지분 2.1%(404만주)도 매각하도록 방침을 정한 후 지난 2월 26일 이를 통보했다. 기존에는 순환출자가 강화된 것으로 봤다가 순환출자가 새로 형성된 것으로 판단을 바꿨기 때문이다.
삼성SDI가 유예기간(6개월·8월 26일까지)을 4개월여 남긴 상태에서 삼성물산 지분을 처분한 것은 잇따르는 지배구조 개편 압박 때문으로 분석된다. 삼성화재(1.45%) 삼성전기(2.64%)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 매각 같은 순환출자 해소 조치가 뒤따를 가능성도 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삼성SDI, 물산 지분 404만주 처분
입력 2018-04-10 18:45 수정 2018-04-10 2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