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제 나이가 많으니까 정이 더 두터워지지. 자기 없으면 나 못 살고 나 없으면 자기 못 살고, 그런 마음으로 사는 거지.”
지리산 삼신봉 자락 해발 600m에 자리한 경남 하동군 화개면 단천마을에서 80여년을 함께 살던 노부부의 소소한 일상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가 전주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 고(故) 이종수, 고(故) 김순규 부부의 일상을 담은 ‘나부야 나부야’(Butterfly·사진)다. KBS 창원총국 ‘우문현답’의 주인공으로 방영된 노부부의 일상을 최정우 감독이 7년간 관찰한 기록이다.
최 감독의 데뷔작이기도 한 이 장편 다큐멘터리 영화는 78년간 해로한 노부부를 통해 ‘부부란 무엇이며 노부부는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메시지를 세상에 던진다. 80년 가까운 세월을 함께하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할머니의 죽음은 할아버지에게 모든 것을 놓게 만든다.
2011년부터 2017년까지 노부부의 일상을 65분짜리 장편 다큐로 만든 ‘나부야…’는 다음 달 3일부터 12일까지 열리는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 ‘코리아 시네마스케이프’ 섹션에 초청됐다. ‘워낭소리’ 배급사 인디스토리를 통해 배급되는 영화는 오는 9월 개봉 예정으로 나비의 방언 ‘나부야’는 생전 호랑나비를 좋아했던 할머니를 그리워하며 할아버지가 할머니를 부르는 또 다른 의미이자 환생을 상징한다.
창원=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
78년 해로 지리산 老부부 다큐 ‘나부야’ 전주영화제 초청
입력 2018-04-11 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