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고농도 미세먼지, 베이징·상하이서 들어와 ‘2차 생성’

입력 2018-04-10 05:05

중국 등 국외 유입 최대 69% 국내 배출효과 더해져 심화
“선박·공장 중유 많이 소비” 바나듐·니켈 등 중금속 급증


서울 등 수도권 지역에서 지난 3월 말 나타난 고농도 미세먼지(PM2.5·초미세먼지)는 중국 등 국외에서 유입된 미세먼지에 국내 미세먼지가 복합돼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해외에서 들어온 미세먼지는 최대 69%에 달해 지난 1월 분석(최고 57%)보다 높아졌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과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은 9일 이 같은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달 22∼24일 중국 등 국외에서 들어온 미세먼지가 국내에 끼친 영향은 58∼69%였다. 북서 기류를 탄 중국 베이징 주변 발생 미세먼지와 남서 기류를 탄 중국 상하이 부근 미세먼지가 한꺼번에 들어왔다. 하지만 지난달 25∼26일 국내 대기의 정체가 지속되고 높은 습도가 유지되자 국내 미세먼지의 영향이 커지기 시작했다. 25일 오전 국외 미세먼지 영향은 51∼70%였지만 당일 오후부터 국내 미세먼지 영향이 59∼82%로 늘었다. 이날 하루 국외 미세먼지 비중은 51%였다. 대기 정체가 계속되면서 26일 국외 미세먼지 영향은 32%로 떨어졌다.

과학원은 “22∼24일 이동성 고기압 때문에 국외 미세먼지가 유입된 후 25∼26일 오전 국내 배출효과가 더해지면서 ‘미세먼지 2차 생성’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2차 생성은 대기 중 가스 상태로 배출된 황산화물(SOx)과 질소산화물(NOx) 등이 물리·화학 반응을 일으켜 미세먼지(황산염, 질산염)로 바뀌는 현상이다. 이 기간 연무가 짙게 깔리며 습도가 높아진 것도 황산염 농도를 높이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황산가스는 습도를 만나면 바로 황산염으로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미세먼지에는 지난 1월 미세먼지와 달리 다량의 중금속도 포함됐다. 바나듐(V)과 니켈(Ni) 농도가 2016∼2017년 3월 평균보다 각각 12배(16.6ng/㎥) 5배(7.3ng/㎥)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고농도 미세먼지가 나타났을 때와 비교해도 배 정도 높은 수치다. 정권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장은 “바나듐이나 니켈은 중국에서 유입됐을 가능성도 있지만 중유 연소 시 나오는 물질이기도 하다”며 “선박이나 공장들에서 중유를 많이 소비하기 때문에 국내의 영향도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재호 김유나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