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안철수’·경기 ‘도덕성’·광주 ‘친문 표심’

입력 2018-04-09 05:05
더불어민주당의 경기지사 예비후보자들이 7일 수원 화성행궁에서 열린 경기 노사정 등반대회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전해철 양기대 예비후보자.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의 광역단체장 후보 경선 3대 핵심 지역으로 떠오른 서울·경기·광주가 각기 다른 핵심 변수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시장 후보 경선의 최대 변수는 ‘안철수’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이 박원순 현 시장을 비판할수록 민주당의 다른 후보들이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지사 선거에서는 이재명 전 성남시장을 겨냥한 ‘도덕성 검증’이, 광주시장 선거에서는 ‘친문(친문재인) 표심’이 이슈다.

안 위원장의 서울시장 출마를 바라보는 민주당 주자들의 속내는 제각각이다. 안 위원장으로부터 연일 비판을 받고 있는 박 시장은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박 시장 측 관계자는 8일 “언제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위원장의 공세가 대세에는 별다른 지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반면 박영선 우상호 의원은 안 위원장이 민주당 경선 구도를 흔들 수 있는 마지막 카드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한 후보자 측은 “앞으로 박 시장과 계속 각을 세우겠지만 같은 당인데 돌아올 수 없는 강까지 건널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본선 경쟁력을 고려해 같은 당 후보의 치명적인 약점까지 거론하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또 다른 후보자 측도 “박 시장에 대한 견제를 강하게 하면 내부 총질이 과하다는 비판이 나올까 걱정된다”며 “대신 안 위원장의 공격이 먹혀들어가기 시작하면 손 안 대고 코를 풀 수도 있다”고 기대했다. 안 위원장의 박 시장 공략이 성공할수록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얘기다.

경기지사 후보 경선에서는 인지도에서 크게 앞서는 이 전 시장을 향한 나머지 두 후보의 합동 공세가 거세다. 공세의 초점은 이 전 시장의 도덕성이다. 이 전 시장의 가족 간 불화나 유명 여성 방송인과의 염문설 등이 검증 주제로 다뤄질 가능성이 크다. 전해철 의원과 양기대 전 광명시장은 이미 이 전 시장에게 ‘검증 토론회’를 열자고 공동 제안한 상태다. 이 전 시장 측은 “당의 결정을 따르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른바 ‘혜경궁 김씨’라고 불리는 트위터 계정(@08_hkkim)을 둘러싼 진실 공방도 계속되고 있다. 이 전 시장 측의 공식 해명에도 불구하고 이 전 시장의 부인 김혜경씨나 측근들이 운영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끊이지 않는다. 전 의원은 8일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 이 계정을 고발했다고 밝혔다.

광주시장 후보 경선에서는 친문 표심 대결이 한창이다. 2012년 대선부터 문 대통령의 곁을 지켜온 강기정 전 의원, 2016년 총선 직전 영입된 ‘신(新) 친문’ 양향자 민주당 전국여성위원장,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 국민주권선대위 비상경제대책단장을 맡고 새 정부의 첫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장관급)을 지낸 이용섭 전 부위원장이 3파전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 경선은 권리당원 투표와 일반 국민 대상 여론조사가 50%씩 반영된다. 친문 표심이 어느 한쪽으로 쏠릴 경우 막판 판세가 요동칠 가능성이 충분하다.

김판 최승욱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