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광역단체장 후보 경선 3대 핵심 지역으로 떠오른 서울·경기·광주가 각기 다른 핵심 변수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시장 후보 경선의 최대 변수는 ‘안철수’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이 박원순 현 시장을 비판할수록 민주당의 다른 후보들이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지사 선거에서는 이재명 전 성남시장을 겨냥한 ‘도덕성 검증’이, 광주시장 선거에서는 ‘친문(친문재인) 표심’이 이슈다.
안 위원장의 서울시장 출마를 바라보는 민주당 주자들의 속내는 제각각이다. 안 위원장으로부터 연일 비판을 받고 있는 박 시장은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박 시장 측 관계자는 8일 “언제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위원장의 공세가 대세에는 별다른 지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반면 박영선 우상호 의원은 안 위원장이 민주당 경선 구도를 흔들 수 있는 마지막 카드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한 후보자 측은 “앞으로 박 시장과 계속 각을 세우겠지만 같은 당인데 돌아올 수 없는 강까지 건널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본선 경쟁력을 고려해 같은 당 후보의 치명적인 약점까지 거론하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또 다른 후보자 측도 “박 시장에 대한 견제를 강하게 하면 내부 총질이 과하다는 비판이 나올까 걱정된다”며 “대신 안 위원장의 공격이 먹혀들어가기 시작하면 손 안 대고 코를 풀 수도 있다”고 기대했다. 안 위원장의 박 시장 공략이 성공할수록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얘기다.
경기지사 후보 경선에서는 인지도에서 크게 앞서는 이 전 시장을 향한 나머지 두 후보의 합동 공세가 거세다. 공세의 초점은 이 전 시장의 도덕성이다. 이 전 시장의 가족 간 불화나 유명 여성 방송인과의 염문설 등이 검증 주제로 다뤄질 가능성이 크다. 전해철 의원과 양기대 전 광명시장은 이미 이 전 시장에게 ‘검증 토론회’를 열자고 공동 제안한 상태다. 이 전 시장 측은 “당의 결정을 따르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른바 ‘혜경궁 김씨’라고 불리는 트위터 계정(@08_hkkim)을 둘러싼 진실 공방도 계속되고 있다. 이 전 시장 측의 공식 해명에도 불구하고 이 전 시장의 부인 김혜경씨나 측근들이 운영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끊이지 않는다. 전 의원은 8일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 이 계정을 고발했다고 밝혔다.
광주시장 후보 경선에서는 친문 표심 대결이 한창이다. 2012년 대선부터 문 대통령의 곁을 지켜온 강기정 전 의원, 2016년 총선 직전 영입된 ‘신(新) 친문’ 양향자 민주당 전국여성위원장,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 국민주권선대위 비상경제대책단장을 맡고 새 정부의 첫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장관급)을 지낸 이용섭 전 부위원장이 3파전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 경선은 권리당원 투표와 일반 국민 대상 여론조사가 50%씩 반영된다. 친문 표심이 어느 한쪽으로 쏠릴 경우 막판 판세가 요동칠 가능성이 충분하다.
김판 최승욱 기자 pan@kmib.co.kr
서울 ‘안철수’·경기 ‘도덕성’·광주 ‘친문 표심’
입력 2018-04-09 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