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식 금감원장 “외유성 출장 아니다” 의혹 조목조목 해명

입력 2018-04-09 05:00
사진=뉴시스

김기식(사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불거진 ‘외유성 출장’ 논란과 관련해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에 죄송스럽다”고 밝혔다. 하지만 로비성 출장이라는 지적에는 “어떤 기관에도 특혜를 주지 않았다”며 강하게 부인했다.

김 원장은 8일 입장 자료를 내고 “처신을 보다 엄격히 해야 한다는 점을 절실히 깨닫고 있다”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관련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논란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도 ‘임명 철회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전혀 고려한 바 없다”고 말했다.

논란이 된 출장은 총 3차례다. 2014년 3월 한국거래소가 주관한 우즈베키스탄 출장, 2015년 5월 우리은행이 주관한 중국·인도 출장, 2015년 5월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주관한 미국·유럽 출장이다. 모두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 시절 다녀왔다.

김 원장은 한국거래소의 경우 거래소가 현지 고위인사 면담 등에 지원을 요청해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거래소는 우즈베키스탄 증시현대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김 원장은 “현지 재무장관 등과 만나 국내 기업의 애로사항 해소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거래소 숙원사업이었던 지주사 전환과 관련한 로비용이 아니었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지주사 전환은 출장 후 2015년 7월 처음 공론화됐다”고 해명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중국 충칭에 분점을 여는 상황에서 국내 고위인사 참석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출장에 대해서도 연구원 예산과 관련해 현장점검이 필요했고, 점검 후 유럽사무소 예산을 오히려 전액 삭감했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은 “변명에 불과하다”고 공세를 펼쳤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피감기관 돈으로 출장을 간 것 자체가 문제라며 “뇌물수수, 직권남용, 정치자금법 위반 등으로 고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 의원들의 외국 출장 사례도 많다”며 맞불을 놨다. KIEP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당시 새누리당 소속이던 최경환·강효상 한국당 의원도 연구원 예산으로 영국을 다녀왔다. 6일 일정에 두 의원에게 쓰인 비용은 1820만원이었다. 목적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관련 현지기관 출장’이었다.

나성원 이종선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