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이 이달 들어 급격한 유동성 위기를 맞고 있다. 성과급과 월급, 희망퇴직 위로금 등 지급해야 할 비용은 1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자동차 판매 급감으로 경영상황은 악화되고 있어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이달 약 1조원이 필요하다. 한국GM은 매월 4000억원 안팎의 부품대금을 협력사에 지급하고 있다. 인건비의 경우 지난 6일 지급 예정이던 성과급 720억원과 생산직(10일)·일반직(25일) 직원 월급 약 1000억원을 줘야 한다.
이달 말에는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2일까지 희망퇴직을 신청한 약 2600명에게 위로금을 지급해야 한다. 2∼3년치 연봉으로 평균 2억원 정도로만 계산해도 현금 약 5000억원이 필요하다. GM본사가 실사 기간 동안 보류해준 차입금 상환을 빼고도 1조원이 넘는 돈이 필요한 셈이다. 카허 카젬 사장은 최근 “현 상태가 이어지면 곧 협력사에 줘야 할 부품대금도 마련하기 어려워진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사의 자구안 마련이 지지부진하면서 산업은행과 GM본사에 자금 지원을 요청하기도 어려워졌다. 한국GM 관계자는 “GM이 단기대출이나 차입금을 먼저 내놓지 않으면 산은도 내놓기 어렵다”며 “GM은 비용 조달이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이해 당사자의 고통분담이라는 전제조건이 있다”고 말했다. 노사의 자구안 마련을 위한 임금단체협상은 7차 교섭 이후 중단된 상태다. 노사 갈등과 유동성 위기가 계속되자 주 채권자인 산은은 실사를 이달 안에 마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사가 길어질 경우 협력업체의 줄도산과 대규모 실직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임성수 기자
돈줄 마르는 한국GM… 부품대금도 못줄 판
입력 2018-04-09 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