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반 논쟁이 뜨거운 진안 마이산 케이블카 설치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지방선거를 60여일 앞둔 상황에서 사업에 대한 논란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8일 전북 진안군에 따르면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는 지난달 28일 순천에서 열린 회의에서 ‘진안 마이산 내외 드림카(삭도) 설치’ 안건을 심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않고 보류했다. 문화재위원회는 차후 현지조사 후 재검토하기로 결정했다.
문화재위원회의 심의 통과는 케이블카 설치 인허가 작업을 위한 첫 단추다. 이에 진안군은 이번 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문화재위원들의 현지 방문을 적극 준비해 사업의 타당성과 적합성을 잘 설명하기로 했다.
앞서 문화재위원회는 설악산 천연보호구역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려는 안건에 대해 2016년 12월과 지난해 10월 부결한 바 있다. 그러나 문화재청은 지난해 11월 문화재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조건으로 현상변경을 허가했다.
마이산(馬耳山)은 산의 모양이 말의 귀를 닮았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이름으로 해발 680m 내외의 봉우리 두 개로 구성돼 있다. 진안군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내세워 이곳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려고 하자 주민과 환경단체들은 환경 파괴가 우려된다며 2년 가까이 맞서고 있다. 이와 관련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마이산이 케이블카 설치 입지로 부적합하다며 국비 지원을 거부했다.
진안군은 관광객을 유치해 낙후된 지역경제를 살리겠다며 군비로라도 사업을 강행하겠다고 밀어붙이고 있다. 군은 사양제에서 헬기장을 거쳐 도장골까지 1590m 길이의 케이블카를 놓을 계획이다. 이 가운데 81m가 문화재구역 안에 놓인다.
군은 타당성 조사에서 경제성이 입증된 만큼 올 하반기쯤 사업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들어갈 예산은 300억원에 이른다. 군의회는 올해 사업비로 40억원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마이산 케이블카 저지위원회와 환경단체들은 특이한 지질대 등 산의 독특한 경관을 해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재정자립도가 5.5%에 불과한 진안군이 이를 강행할 경우 재정이 파탄에 이를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진안=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
진안 ‘마이산 케이블카’ 일단 제동
입력 2018-04-08 1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