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 구조조정… 울산이 울상

입력 2018-04-08 18:20
현대중공업이 2016년 이후 2년 만에 대규모 희망퇴직을 예고하자 울산 지역사회가 충격에 휩싸였다.

현대중공업은 경영난 해소를 위해 오는 16∼29일까지 2주간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지난 3일 밝혔다. 이번 구조조정의 주 대상 부서는 해양플랜트다. 예상 구조조정자 2000여명 중 800여명이 해양사업부 소속이다. 해양플랜트의 경우 2014년 하반기 이후 4년 가까이 수주가 한 건도 없는 상태다. 조선 파트는 지난해 48척, 올해 1분기까지 7척을 수주했다.

노조는 사측의 구조조정 계획에 따라 삭발을 하고 단식 텐트농성에 들어갔다. 노조 관계자는 8일 “지난 2016·2017 임단협에 합의 당시 고용안정을 약속했으나 회사가 약속을 어겼다”며 “구조조정 저지, 단협 이행 촉구를 위한 전면 투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구조조정 와중에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치러야 하는 자유한국당은 울상이다. 그렇잖아도 노동자 측과 소원한 관계였는데 이번 구조조정으로 중공업이 있는 동구의 지역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재선에 나서는 권명호 동구청장을 비롯해 자유한국당 울산 동구당원협의회는 지난 5일 현대중공업 정문 앞에서 삭발식까지 하며 “인력구조조정 계획을 즉각 철회해 줄 것”을 현대중공업에 촉구했다. 울산시도 중공업 구조조정에 대한 긴급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

동구지역 소상공인 등 주민들은 중공업 구조조정으로 더 깊은 경기침체를 겪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동구 전통시장 상인연합회 이영필 회장은 “올해까지 보릿고개를 넘는다는 마음으로 버텨왔는데 대규모 구조조정을 하면 얼마나 많은 인구가 빠져나갈지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