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는 은행에 저축하면 손해였다. 물가를 반영한 실질금리가 6년 만에 마이너스로 꺾였기 때문이다.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금리(신규 취급액 기준 가중평균 금리)는 1.56%였다. 저축성 수신금리는 정기 예·적금 금리를 말하며, 실질금리를 구할 때 사용하는 대표적 명목금리 가운데 하나다.
문제는 물가 상승이 수신금리를 뛰어넘었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9%로 집계됐다. 2012년(2.2%) 이후 최고 수준이다. 예금은행 저축성 수신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뺀 실질금리는 -0.34%다. 지난해 은행에 예금을 새롭게 들어 돈을 저축해서 받는 이자보다 그 사이 오른 물가가 더 컸다는 의미다.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인 적은 가중평균 금리 자료가 작성된 1996년 이후 2011년(-0.31%)과 지난해 두 번뿐이다.
그 결과 소비자들은 예금이 아닌 다른 곳으로 눈을 돌렸다. 지난해 예금은행의 총예금 증가율은 5.2%로 2013년(2.0%) 이후 가장 낮았다. 그중에서도 가계 예금은 3.3% 늘어나는데 그쳤다. 2007년(-7.1%) 감소한 이후 10년 만에 최저 수준의 증가율이다.
홍석호 기자 will@kmib.co.kr
은행 실질금리 6년 만에 ‘마이너스’
입력 2018-04-08 1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