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한국 특사단의 지난달 5일 평양 만찬 때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김 위원장에게 금연을 권한 뒤 분위기가 썰렁해지자 김 위원장 부인 이설주가 상황을 수습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사히신문은 8일 복수의 남북 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정 실장이 만찬 도중 김 위원장에게 ‘담배는 몸에 좋지 않으니 끊으시는 게 어떠시냐’고 권유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최고지도자 면전에서의 ‘금연’ 제안에 동석한 북측 인사들의 표정이 굳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이설주가 “(나도) 평소 담배를 끊으라고 부탁하지만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고 말을 이었고, 이에 김 위원장도 웃음으로 반응하면서 분위기가 다시 풀렸다고 아사히는 설명했다.
아사히는 한국 특사단이 사전에 김 위원장을 자극하는 발언을 하지 않도록 합의했으나 예상 밖으로 정 실장의 금연 발언이 나왔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위원장이 평창 동계올림픽 때 방남했던 삼지연관현악단에 악기를 선물했다고 북한의 대외용 라디오 매체 평양방송이 7일 보도했다.
악기를 대리로 전달한 박광호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은 “연주가들을 한 사람 한 사람 친히 선발해주시고, 공연 준비 전 과정을 세심하게 지도해주신 최고영도자 동지가 있었기에 삼지연관현악단이 온 남녘땅을 들었다 놓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송월이 이끄는 삼지연관현악단은 평창올림픽 때 강릉과 서울에서 두 차례 공연했고, 지난 3일에는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우리 예술단과 합동공연을 펼쳤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정의용 실장 한마디에 썰렁해진 분위기 이설주가 수습”
입력 2018-04-09 05:00 수정 2018-04-09 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