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학교의료원(의료원장 유희석·산부인과 교수)이 500병상 규모 중증재활병원을 신축하는 데 이어 경기도 평택에 1000병상급 분원, 본원 뒤편에 쌍둥이 병동을 추가로 짓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청사진대로면 10년 내 아주대의료원은 약 3500병상 규모의 거대 병원으로 발전한다.
유희석(64) 아주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9일 “아주대의대 개교 30주년, 간호대 개교 20주년, 아주대병원 개원 24주년을 맞는 올해가 제2의 도약과 성장의 변곡점이라고 스스로 진단하고 있다”며 아주대의료원의 발전계획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아주대의료원은 총상을 입어 사경을 헤매던 석해균 선장과 오청성 북한 병사를 살려낸 아주대병원과 의과대학, 간호대학, 첨단의학연구원을 거느리고 있는 의료집단이다.
유 의료원장은 지난달 1일 제13대 아주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에 유임됐다. 그는 2014∼2017년 11·12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을 지냈다.
유 의료원장이 앞으로 2년간 어떻게 아주대의료원을 이끌어갈 계획인지 포부를 들어봤다.
-병원의 위상이 몰라보게 높아지고 규모도 빠르게 커지는 느낌이다.
“아주대의료원이 양적으로 크게 성장한 것은 사실이다. 1994년 개원 당시 병상 수는 843개, 일평균 외래환자 수도 2500여명에 그쳤다. 그러나 지금은 병상 수가 1185개로 늘었고 일평균 외래환자 수도 5000여명 규모로 2배 증가한 상태다. 뿐만 아니라 별관, 권역응급의료센터, 주차 빌딩, 임상수기센터 및 실험동물연구센터, 웰빙센터, 권역외상센터 등 새 건물이 순차적으로 들어섰다. 오는 7월말에는 신축 간호대학 동, 내년 하반기에는 500병상 규모의 중증재활병원이 각각 새로 들어설 예정이다.”
-권역외상센터도 아주대병원의 대표 브랜드 중 하나로 성장했다.
“그렇다. 현재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센터장 이국종·외상외과 교수)의 중증외상 예방가능 사망률은 9% 선에 그친다. 당초 목표로 삼은 선진국 수준(10%)을 넘어선 상태다. 이국종 센터장은 ‘2016년 기준 우리나라의 중증 환자가 국내 병원 응급실에서 머무는 시간이 평균 6.7시간인데 아주대병원은 1.5시간에 불과하다’고 보고했다. 환자가 도착하면 즉시 전문의 진료가 시작되는 까닭이다. 그동안 내원 환자를 치료도 못하고 보낸 일은 한 번도 없었다. 병원 도착 후 응급수술을 받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전국 평균의 5분의1밖에 안 될 정도로 아주 빠르다. 개복수술의 경우 56분, 뇌출혈은 2시간22분, 개방성골절도 2시간4분 이내에 신속하게 이뤄진다.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이제 대한민국 외상센터의 표준이 됐고 세계적으로 어느 센터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수준이 됐다고 믿는다. 앞으로도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가를 항상 고민하고 보완하며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중증재활병원을 짓고 있다. 어떤 곳인가.
“이름 그대로 재활치료 전문병원이다. 병원 동쪽 교직원 주차장으로 쓰던 곳에 건립된다. 연면적 3만4244㎡ 대지에 지상 9층 지하 5층 규모로 내년 하반기 완공된다. 계획 병상 수는 500개다. 외과적 수술 후 장기간 재활치료가 필요한 환자와 암 치료 후 일정기간 재활훈련이 필요한 환자들을 주로 돌볼 계획이다. 모병원인 아주대병원과 진료연계시스템을 구축해 상호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급성기 치료를 담당하는 아주대병원과 만성기 중증 환자를 담당하는 중증재활병원이 완벽한 상호보완관계를 형성하도록 운영할 생각이다.”
-평택에 분원을 설립한다는 소식도 들리는데.
“지난 2월12일 경기도 평택시 등과 ‘평택아주대학교병원’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평택 브레인시티 사업부지 약 6만6000㎡에 10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을 세우자는 내용이다. 우리 의료원은 지금이 성장의 변곡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4차산업혁명과 정밀의학, 그리고 인구·질환 구조 변경 등 의료환경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고 향후 20∼30년을 새로이 이끌어갈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할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기존 병동을 증축, 원내 병상 수를 늘리는 방안과 원외에 새 병원을 지어 몸집을 키우는 방안, 어느 것이든 양적 확대를 꾀하는 방식이다. 평택 분원 설립 계획안도 그중 하나다.”
-올해 중점 추진하는 환자 관련 사업은 어떤 것들인가.
“2017년 신년하례식에서 경영목표로 ‘트리플 파이브(Triple 5)’를 제안했다. 일평균 외래환자 수 5000명, 연 의료수입 5000억 원, 의료이익률 5%를 달성하자는 뜻이었다. 다행히 이 목표는 바람대로 거의 이뤘다. 전 직원의 열정과 헌신 덕분이라 생각한다. 과거도 지금도 앞으로도 우리 의료원의 자부심은 사람이다. 올해는 환자에 대한 눈높이 의료서비스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예컨대 암 전문 코디네이터가 암 환자를 일대일로 동행하며 진료를 돕는 ‘암 신환(새환자) 동행 서비스’의 경우 인력을 더 증원할 생각이다. 또 입원 환자의 욕창과 상처 관리 인력을 늘려 상처관리팀을 활성화하겠다. 위급상황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한 인력도 보강해 각종 위급상황에 더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체제를 다질 계획이다. 내원 환자들의 편의 향상을 위해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사용을 권장하고, 무인수납률을 40%까지 높이는 활동도 적극 전개하고 있다.”
-정부의 보장성 강화정책에 따라 병원 경영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어떻게 타개해 나갈 생각인가.
“건강보험제도 개편안에 따라 올해 1월부터 선택진료비(특진비)를 폐지했고 하반기에는 상급 병실 이용에도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비급여진료 부문의 본인부담 수준을 낮추는 보장성 정책이 추진되는 것이다. 국민 입장에선 의료복지를 확대하는 긍정적 측면이 있으나 병원경영 측면에서는 악재다. 아주대병원은 내부 효율성을 제고하는 방법으로 난국을 극복해 나갈 생각이다. 진료의 질 향상과 환자안전 분야는 늘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비효율적 진료 절차나 불필요한 관행 등 낭비적 요소를 과감히 제거해 나가겠다는 게 우리의 전략이다.”
수원=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사진=곽경근 선임기자
유희석 아주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10년 내 3500병상의 거대 병원 될 것”
입력 2018-04-10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