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목동병원, 25년간 주사제 나눠 써… 관행된 위법

입력 2018-04-07 05:05

주사제 수시간前 준비… 감염관리 총제적 부실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7명 기소의견 송치 방침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집단 사망 사건은 주사제 나눠 쓰기 관행과 감염교육 미실시 등 감염관리의 총체적 부실이 만들어낸 참사인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의료사고전담팀은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 주치의인 조수진(45) 교수 등 교수 3명과 전공의 1명, 간호사 3명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기소의견으로 서울 남부지검에 송치한다고 6일 밝혔다. 7명 중 교수 2명과 수간호사 1명은 지난 4일 구속됐다.

경찰은 “이번 사건은 신생아중환자실의 오래된 위법 행위를 묵인·방치한 관리 감독자의 과실, 약물 사용지침조차 읽지 않는 의료진의 무책임한 태도가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신생아중환자실 의료진은 주사제 한 병을 한 명에게만 맞혀야 한다는 1인 1병 원칙을 어기고 한 병의 주사제를 여러 주사기에 나눠 신생아들에게 주사했다. 경찰은 “이대목동병원이 개원한 1993년부터 이런 관행이 있어 왔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이대목동병원은 2010년 국제의료기관평가인증(JCI)을 받기 위해 환아 1인당 매일 한 병씩 처방하는 것으로 지침을 변경했지만 신생아중환자실 의료진은 계속 주사제를 나눠 써 왔다.

경찰은 또 “주사제를 개봉하면 즉시 주사기에 투여하고 저온에 보관해야 하며 투약자가 직접 주사제를 준비해야 하는 규칙이 있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고 했다. 사망 당일 투여된 주사제는 오전 11시30분쯤 가장 연차가 어린 간호사가 준비됐고 오후 4시30분에 다른 간호사에 의해 투여됐다.

신생아중환자실에 근무하는 주치의와 교수 등 3명에게는 관리감독 소홀 등으로 인한 업무상 과실 책임을 물었다. 주사제를 나눠 쓰는 관행을 알면서도 투약 준비 과정을 점검하지 않았다. 간호사들은 감염예방교육도 받지 않았다. 의료진은 지난해 9월 지질영양제가 ‘클리노레익 250㎖’에서 ‘스모프리피드 500㎖’로 바뀌었음에도 바뀐 주사제의 사용지침을 읽어보지도 않았다.

경찰은 이대목동병원이 2010년부터 지질영양제를 환아당 매일 한 병씩 투여하는 것처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요양급여비용을 부당 청구한 사실도 확인하고 심평원에 통보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