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경기지사 경선 ‘혜경궁 김씨’ 소동

입력 2018-04-06 19:03

‘hkkim’ 트위터 사용자 전해철 비난하는 글 올리자 네티즌들 이재명 부인 의심
全 측 “고발로 실체 가리자” 이재명 “아내와 전혀 무관”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경선에서 ‘혜경궁 김씨’라는 단어가 화제에 올랐다. 사건의 시작은 지난 2일이었다. ‘08_hkkim’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트위터 사용자가 ‘자유한국당과 손잡은 전해철은 어떻고요? 전해철 때문에 경기 선거판이 아주 똥물이 되었는데’라며 전해철 민주당 경기지사 예비후보자를 비난하는 트윗을 올렸다.

그러자 네티즌은 전 예비후보자의 경쟁자인 이재명 예비후보자의 아내 김혜경씨가 트위터 계정 사용자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아이디 ‘hkkim’이 김씨 영어 이니셜이고, 이 계정이 가족이 아니면 구하기 힘든 이 예비후보자의 과거 사진을 많이 올렸다는 점 때문이다. 일부 네티즌은 이 계정을 김혜경씨의 이름과 ‘혜경궁 홍씨(조선시대 사도세자 부인)’를 조합해 ‘혜경궁 김씨’ 계정이라고 불렀다. 계정은 지난 4일 삭제됐다.

전 예비후보자 측은 논란이 일자 이 예비후보자 측에 공동으로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 트위터 계정을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발하자고 제안했다. 전 예비후보자 측은 “선관위 또는 검찰·경찰에 고발하면 압수수색 등 법적 절차를 통해 트위터 실체가 밝혀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양기대 예비후보자도 6일 입장문을 내고 “계정의 소유자가 누구인지 밝혀지도록 즉각 고발해야 한다”고 했다.

이 예비후보자는 트위터 사용자와 부인은 전혀 관련 없는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5일 페이스북에 “아내는 자기 이니셜을 넣은 익명 계정을 만들어 누군가를 험하게 비방할 만큼 바보도 나쁜 사람도 아니다”고 말했다. 이 예비후보자 측은 그러나 “피해가 명확하지 않아 고발 요건에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고 (트위터 사용자에 대한) 공동고발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윤성민 기자 wood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