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 3점슛 vs SK 속공… 프로농구 챔프전 관전포인트

입력 2018-04-06 05:05
두경민, 이상범 감독(이상 원주 DB)과 문경은 감독, 김선형(이상 서울 SK·왼쪽부터)이 5일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에서 우승 트로피에 손을 올리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DB 두경민, MVP 절정 오른 기량… 용병 버튼·벤슨도 자신감 똘똘
SK 김선형 팀플레이로 더 세져… 신인왕 안영준·용병 메이스에 기대


외곽의 팀과 속공의 팀이 벌이는 ‘왕좌의 게임’이다. 경기를 조율하는 가드진은 최우수선수(MVP) 출신들의 매치업이고, 골밑의 용병들은 각자가 리그 최고의 센터임을 자부한다. 한 팀에는 신인왕이, 다른 팀에는 은퇴를 선언한 백전노장이 있다. 원주 DB와 서울 SK가 8일부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선승제)에서 맞붙는다.

두 팀은 활발한 공격으로 많은 득점을 올려온 공통점이 있다. 양팀 모두 상대의 강점을 ‘폭발력’이라고 꼽을 정도다.

하지만 세부적인 공격 루트는 다르다. DB는 올 시즌 두경민을 필두로 리그에서 가장 많은 3점슛을 던져온 팀이다. 정규시즌엔 매 경기 27.0개를 던져 9.1개를 성공시켰는데, 시도나 성공이나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큰 숫자다. 특히 경기 후반인 3, 4쿼터에 투입되는 김주성과 윤호영의 외곽포는 DB를 ‘역전의 명수’로 만들어 왔다.

SK는 DB와 달리 2점슛의 시도가 가장 많다. 경기마다 49.6개의 2점슛을 시도해 26.4개를 성공시켰는데, 시도와 성공 모두 리그 최다다. 이는 결국 수비리바운드나 스틸에 이은 속공이 활발했기 때문이다. 김선형이 재활을 끝내고 6라운드부터 합류하며 SK의 속공은 더욱 다채롭고 빨라졌다. 4강 플레이오프에서 전주 KCC를 꺾은 원동력도 속공이었다.

양팀은 이 같은 서로의 장단점을 잘 알고 있다. 이상범 DB 감독은 정규시즌 SK와의 경기를 치른 뒤 “5대 5 게임은 자신이 있는데, 뜀박질에서 진다”며 SK의 스피드를 칭찬했었다. 문경은 SK 감독은 “시즌 중 맞붙어 보면 우리는 3점슛을 못 넣고 DB는 많이 터뜨렸는데, 우릴 상대하면 자신이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토로했다.

챔프전 최고의 볼거리는 이번 정규시즌 MVP인 두경민(DB)과 2012-2013시즌 MVP 김선형의 자존심 싸움이다. 두경민은 폭발적인 3점슛을 바탕으로 최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과거의 화려한 플레이를 접고 팀플레이를 우선시하는 김선형은 더욱 무서워졌다는 평가다.

양팀의 주득점원이 될 외국인 선수들도 백중세다. DB의 디온테 버튼은 개인기가 가장 뛰어난 용병으로 꼽힌다. SK의 테리코 화이트는 4강 플레이오프에서 완전히 슛감을 회복한 상태다. 포스트시즌 애런 헤인즈의 빈자리를 메우려 SK에 합류한 제임스 메이스는 내외곽을 가리지 않는 활약으로 이번 챔프전에서도 키 플레이어로 꼽힌다. 하지만 DB의 로드 벤슨은 과거 메이스가 창원 LG에서 뛰던 시절 상대해 봤다며 자신감에 차 있다.

DB는 노장들의 경험을 활용하기 위해 김주성 윤호영을 초반부터 기용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SK에서는 신인왕 안영준의 패기 넘치는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5일 챔프전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두경민은 “개인 가정사(결혼)를 앞두고 있고, 감독님도 몸이 안 좋으시다”며 “4차전에 끝내겠다”고 호기롭게 말했다. 김선형은 “농구가 변수가 많은 만큼 5차전을 예상한다”며 “꼭 승리를 쟁취하겠다”고 다짐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