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철도노조 파업에 교통대란… 시험대 오른 마크롱 개혁

입력 2018-04-05 05:00

프랑스 철도 노조가 이틀째 총파업에 나서면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노동개혁이 시험대에 올랐다.

프랑스 철도공사(SNCF)의 4개 노조는 전날에 이어 4일(현지시간)에도 총파업을 벌였다. 파업은 오는 6월 28일까지 3개월 동안 평일 5일 중 이틀간 진행된다. 모든 노선이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데 필요한 인원 가운데 48%가 업무에 불참해 고속철 TGV 7개 노선 중 1개, 지역 노선 5개 중 1개만 운영됐다.

파업 첫날 파리 북역 등 주요 기차역에는 이에 대한 대비를 하지 않았던 시민들이 평소처럼 몰리면서 대혼잡을 겪었다. 일부 승객은 플랫폼에서 철로로 밀려나기도 했다. 특히 파리와 수도권 도시를 잇는 RER 노선은 3편 가운데 1편 정도만 정상운행하면서 파리로 통학·통근하는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파업 이틀째에는 재택근무를 신청하거나 외출을 자제하는 시민들이 늘면서 전날 같은 혼란은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평일 3일간 정상근무 후 이틀간 파업하는 방식이 3개월간 지속되면 시민들의 불편이나 경제적 타격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철도 노조 외에 이달 중 프랑스 최대 항공사인 에어프랑스의 승무원과 지상요원으로 구성된 노조, 환경미화원 노조, 에너지·전기부문 노조의 파업까지 예정돼 있다. 하지만 프랑스 정부는 부채가 이미 500억 유로(67조원 상당)에 달하는 SNCF의 재무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개혁이 필요하다면서 총파업에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다.

노동시장 유연화를 추구하는 프랑스 정부는 지난 2월 종신 고용, 연봉 자동승급, 연금 혜택 등을 축소하는 내용을 포함한 SNCF 개혁안을 내놓은 바 있다. 그동안 역대 정부마다 연금제도 개선 등 개혁에 나섰다가 철도 노조의 반발에 부딪혀 실패로 끝난 상황에서 마크롱 대통령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철도 파업에 대한 프랑스 여론은 양분돼 있다.

AFP 통신은 “이번 SNCF의 파업은 1984년 마거릿 대처 영국 총리가 광부 노조와 최후의 대결을 벌였던 것과 비교된다”고 전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