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이용자가 만족할 AI 서비스 수년 내 만들겠다”

입력 2018-04-04 17:56
김윤 SK텔레콤 인공지능(AI) 리서치센터장이 4일 서울 중구 삼화타워에서 SK텔레콤의 AI 기술개발 청사진을 발표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이 이동통신업체에서 구글과 애플 같은 종합 정보통신기술(ICT) 사업자로 거듭나기 위해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집중 개발한다. 사용자 위치와 음성·메시지 데이터 등 포털이 갖지 못한 이동통신사만의 AI 자산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김윤 SK텔레콤 신임 AI리서치센터장은 4일 서울 중구 삼화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일상생활에서 이용자가 만족할 만한 AI 서비스를 수년 내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 센터장은 애플 음성인식 개발팀장과 애플 AI 스피커 홈팟의 음성비서 ‘시리’ 개발총괄을 맡았던 AI 전문가다.

김 센터장은 “AI는 사람의 눈과 머리로는 쉽게 정리할 수 없는 무질서한 원본 데이터로부터 인간에게 필요한 지식과 통찰력을 뽑아내는 기술”이라며 “이용자가 일상생활에서 AI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직관적이고 자연스러운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게 SK텔레콤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인터페이스는 AI 스피커를 작동할 때 필요한 ‘사람의 말’처럼 사물과 사람을 잇는 매개체를 뜻한다.

김 센터장은 “한국의 AI 상용화 수준은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며 “(AI 관련 업체들이 자사 제품에) 여러 기능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생활에서 작동이 잘 안 되고 이용자가 만족하지 못하는 AI는 결국 도태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가지 일을 처리하더라도 이용자가 필요한 일을 제대로 끝내주는 AI가 주목받을 것이라는 뜻이다.

그는 AI가 이용자의 생활에 도움이 될 때 의미가 있다고 역설했다. 김 센터장은 “SK텔레콤은 ‘AI 테크 프로토타이핑’ 팀을 꾸려 실생활에 도움을 주는 AI 기술과 인터페이스를 개발할 것”이라며 “이미 애플은 이용자가 일상에서 일관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아이폰·애플뮤직·카 플레이 등 다른 서비스에서도 똑같은 AI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용자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만한 제품이 상용화되기까진 수년이 걸릴 예정이다. 김 센터장은 “가시적 성과가 언제 나올지 답하기 어렵다”며 “구체적으로 어떤 성과를 낼지는 시간을 두고 생각해보겠다”고 했다.

또 가장 중요한 AI 자산으로 데이터를 확보하고 관리·융합하는 일을 꼽았다. 그는 “AI와 데이터는 떼놓을 수 없는 관계”라며 “AI가 몸이라면 데이터는 맑은 피와 같아서 꾸준히 공급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의 데이터 확보 현주소는 자사 AI 플랫폼 ‘누구’와 SK브로드밴드의 AI 셋톱박스 ‘Btv누구’로 데이터를 쌓아가는 단계다. 아울러 기지국과 네트워크를 통해 얻은 사용자 위치정보와 음성·메시지 데이터 등이 큰 AI 자산이다.

한편 김 센터장은 이날 “AI와 인간이 협업하면 새로운 예술을 만들어낼 수 있다”며 AI와 인간을 서로 돕는 관계로 규정했다. AI 기술의 한계로는 조작된 데이터를 구별하지 못하거나 사회적 편견을 그대로 반영한다는 점을 꼽았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