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표 쏠림 현상 기대하며 후보 단일화엔 일단 거리두기
한국당도 겉으론 부정적… 安 지지율 보며 전략 찾을 듯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이 4일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안 위원장은 “표는 한 곳으로 모아야 힘이 되고 의미가 있다”며 “야권의 대표선수로 나선 안철수로 힘을 모아주시길 호소한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의 출마 선언으로 서울시장 선거는 일단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의 3파전 구도가 형성됐다.
안 위원장 등판으로 야권의 후보 단일화 방정식은 복잡해졌다. 야권에선 강력한 여당 앞에 야권이 분열된 상태로 서울시장 선거가 치러지는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모두 겉으로는 후보 단일화를 위한 야권 선거연대에 부정적이다. 그러나 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는 서울시장 선거 기간 내내 판세를 뒤흔들 초대형 변수로 거론될 전망이다.
특히 안 위원장이 출마 선언에서 “표는 한 곳으로” “야권의 대표선수”를 주장한 것은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인위적인 후보 단일화보다 야권 지지자들의 전략적 투표를 통한 ‘표의 단일화’를 내세운 것이다. 안 위원장은 일단 야권 지지자들의 ‘안철수 쏠림’ 현상을 기대하면서 후보 단일화에 거리두기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른미래당의 한 의원이 “출사표를 방금 던진 후보가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쳐야지 처음부터 단일화 얘기를 꺼낼 수 있겠느냐”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국당은 안 위원장의 지지율 추이를 보며 후보 단일화 전략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서울시장 선거 후보 단일화 성패는 안 위원장의 지지율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민도 크다. 후보 단일화가 승리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다른 바른미래당 의원은 “괜히 한국당과 후보 단일화를 했다가 적폐 연대 프레임에 걸려 중도층 표가 날아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당 고위 관계자도 “김문수 한국당 후보의 중도 포기 가능성은 전혀 없다”며 “116석의 제1야당이 30석의 정당(바른미래당)과 단일화를 하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후보 단일화 요구는 계속 터져 나올 것으로 보인다. 야권 선거 연대를 제기했던 정진석 한국당 의원은 “강력한 대여 진지 구축은 야권의 책무”라며 “이를 위한 방법으로 야권 선거 연대를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본관 앞에서 시장 출마 선언을 하며 “6·13 지방선거의 핵심은 견제와 균형”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정부의 독주에 대한 견제가 필요하다는 논리를 앞세운 것이다. 안 위원장은 또 최저임금 인상 등 경제 정책, 대입제도, 미세먼지 대책, 대통령 개헌안 발의 등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문재인정부를 비판했다. 그는 “(대통령 임기) 첫해부터 폭등한 최저임금에 자영업자들은 죽을 맛”이라고 주장했다.
안 위원장은 이어 “야권 연대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해서는 “7년 전 양보한 게 사실이고 그때는 잘 하실 거라고 믿었다”며 “그간 서울이 변화해야 할 시기들을 많이 놓쳤기에 제가 제대로 발전시키겠다는 각오로 나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양보받아서 뭘 하겠다는 생각은 없다”고 했다. 안 위원장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시정에 적극 도입하는 ‘스마트도시, 서울’ 프로젝트를 주요 정책으로 제시했다.
하윤해 문동성 기자 justice@kmib.co.kr
사진=윤성호 기자
안철수 “표, 한 곳에 모아야”… 2野 ‘단일화 전쟁’ 시작
입력 2018-04-05 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