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현재 2000명 주둔… 철수 날짜는 확정 안돼
러시아·터키·이란 3국은 정상회담 갖고 종전 협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전 중인 시리아에서 미군 철수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시리아에는 약 2000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중동 최대 격전지 시리아에서 미군이 빠질 경우 내전 종결 및 평화협상 과정에서 ‘아메리카 패싱(미국 건너뛰기)’이 노골화될 전망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군 수뇌부에 시리아 철군을 준비하도록 지시했다고 4일 보도했다. 다만 구체적인 날짜는 확정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현지 군과 협력해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로부터 해방된 지역에서 보안을 확실히 하도록 강조했다. 하지만 미군 작전이 IS 격퇴 그 이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면서 미군 대신 인근 아랍국가들이 군대를 보내 지역을 안정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발트 3국 정상들과의 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도 “미국이 시리아에서 IS 격퇴라는 목표를 거의 달성했다”며 “빠져나오고 싶다. 군대를 집으로 데려오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은 2011년부터 시리아 반군을 지원하는 등 간접적으로 내전에 개입했고 2014년 9월 IS 격퇴를 위해 직접 공습에 나섰다.
미국이 철군을 검토하는 사이 러시아와 터키, 이란 3국은 내전 종전 협상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4일 터키 수도 앙카라에서 만나 시리아의 미래를 계획하고 7년간의 내전을 끝낼 방법을 논의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 등 3개국만 만난 것은 미국의 시리아 정책이 얼마나 부적절한지를 부각시키기 위한 의도도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들 3개국 간 이해관계도 복잡하다. 러시아와 이란은 시리아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을 지지하는 반면, 터키는 아사드의 정당성 결여를 주장하며 시리아 반군을 지원해 왔다. 현재 시리아군은 이란이 지원하는 민병대와 함께 반군 지역을 공격하고 있으며 터키는 러시아 동맹이 지원하는 쿠르드 민병대를 공격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이들 3개국이 정치적 합의에 도달하기보다 국가 재건으로 인한 경제적 기회를 어떻게 분담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했다고 뉴스위크는 전했다.
강창욱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트럼프 7년 내전 시리아서 철군 지시
입력 2018-04-05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