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경 사사기는 출애굽 이후 이스라엘 백성이 약속의 땅에 정착한 시기를 다룬다. 정복시대를 지나 이스라엘 열왕이 등장하는 시대 사이의 역사적 공백을 보여준다.
사사기는 왕이 없던 시기, 12명의 사사들이 등장해 이스라엘의 구원자로 쓰임 받는다. 끔찍한 폭력과 죄악의 노출은 왕이신 하나님을 잃어버린 상태가 무엇인지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책은 사사기 전체를 조망하는 안내서다. 통독이나 정독할 때 방향을 잡아주는 지도 역할을 자처한다. 이 책을 제대로 알기 위해선 앉은 자리에서 사사기 21장 전체를 먼저 읽은 다음, 곧바로 읽는 것이다. 전체 분량이 134쪽에 불과한 데다 크기도 적당해 한 손에 잡고 읽기에 좋다.
성경 전체에서 사사기가 차지하는 위치, 신약이 전하는 하나님 나라 복음과의 관계, 현대 기독교인이 적용할 부분 등을 요점별로 정리했다.
사사기 전체를 반복하고 있는 사이클(주기) 파악은 특히 중요하다. 이스라엘이 여호와 보시기에 악을 행한다→여호와가 외적들을 보내 이스라엘을 억압하신다→이스라엘이 여호와의 도움을 얻기 위해 부르짖는다→여호와가 이스라엘을 위해 구원자를 세우신다→땅이 쉼을 얻는다.
저자는 이 5가지 패턴이 이스라엘의 당면 문제를 보여주고 있으며 그 문제는 외부의 적이 아니라 민족 내부의 집단적 기억상실이라고 말한다. 그것은 삶의 모든 영역에서 여호와의 백성으로서 살아야 할 소명과 역할을 망각했다는 점이다.
당시 이스라엘이 ‘가나안화’되면서 하나님을 버렸다는 것이다. “사람마다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였더라”(17:6, 21:25)는 후렴구는 이를 방증한다. 사사기 이스라엘 백성과 오늘날 기독교인을 연결해 묵상을 끌어내는 부분은 눈여겨볼 만하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여호와의 백성으로 살아야 할 소명 망각했을 때 어떤 일 벌어졌나
입력 2018-04-05 0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