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로 하나 된 남북… 손 맞잡고 “다시 만납시다” 환호

입력 2018-04-03 21:49 수정 2018-04-03 23:34
남북 예술단원들이 3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남북 예술단 합동공연이 끝난 뒤 꽃다발을 들고 밝게 웃으며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평양공연사진공동취재단

사회 맡은 서현·北 기자 “우리는 하나” 외치며 시작
피날레 곡은 ‘우리의 소원’ 1만2000여명 감동의 물결
北, 남북 정상회담 준비 위한 의전·경호·보도 실무회담 하루 늦춰 5일 열자고 제안

남북이 하나 되는 시간이었다.

3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우리 예술단과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의 연합 무대는 공연 제목 ‘우리는 하나’를 그대로 재현해 냈다. 남북의 예술단이 한마음으로 공연을 펼쳤고 공연장을 가득 메운 1만2000여 관객도 뜨겁게 호응했다.

공연은 오후 3시30분 남측 가수 서현과 북측 조선중앙TV 최효성 기자가 사회자로 나와 “우리는 하나”라고 함께 외치면서 시작했다. 남측 가수 정인, 알리와 삼지연관현악단 가수 김옥주, 송영이 함께 ‘얼굴’을 노래한 게 첫 합동 무대였다. 지난 2월 강릉에서 ‘J에게’를 불렀던 김옥주는 이선희와 손을 잡고 이 노래를 같이 불렀다.

공연 후반 이선희 최진희 백지영 정인 알리 서현 레드벨벳과 북측 여가수들이 삼지연관현악단 연주에 맞춰 북측 노래 ‘백두와 한나(한라)는 내 조국’을 불렀을 때는 객석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이날 공연은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박춘남 문화상,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 등 북측 주요 인사들이 대거 관람했다. 남측에선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정부 대표단이 참석했다.

1일 우리 예술단 단독 공연 마지막 곡이었던 ‘우리의 소원’과 ‘다시 만납시다’는 이날 공연에서도 피날레를 장식했다. 남북 예술단원 모두가 무대에 나와 합창했고, 도 장관과 김 부위원장 등이 일어나 손을 맞잡고 노래했다. 관객들은 기립박수로 체육관을 뜨겁게 달궜다.

공연 전 리허설에서 조용필은 “음악의 장르가 다르고 음악적 차이가 있지만 언어가 같고 동질성이 있다. 교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이날 공연은 음악을 통한 교감이 확인된 시간이었다.

현 단장은 공연이 끝난 뒤 “훈련을 많이 하지 않았는데 너무 잘했다. 실수가 하나도 없었다. (남북 예술단이) 같이 부른 부분이 가장 좋았다”고 평했다. 북측 관객은 “오늘 노래 중에 ‘우리 사이에 빈 공간만 남았다’는 가사가 있었는데, 우리 사이엔 아무것도 없다”며 “우리는 통역이 필요 없지 않나. 그런데 만나기까지 너무 오래 걸렸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남북 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4일 열기로 했던 의전·경호·보도 실무회담을 하루 연기하자고 통보했다. 북한은 이날 오후 통지문을 보내 의전·경호·보도 실무회담을 5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개최하자고 제안했다고 통일부가 밝혔다. 북한은 또 7일 판문점 통일각에서 통신 관련 실무회담을 열자고 했다.

권준협 조성은 기자 평양공연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