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푸틴에 정상회담 제안”

입력 2018-04-03 18:21

지난달 4일 영국에서 발생한 러시아 스파이 암살기도 사건으로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악화된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정상회담을 먼저 제안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유리 유샤코프 크렘린궁 외교보좌관은 2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전화통화를 할 때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유샤코프는 이어 “미·러 정상회담이 양국뿐 아니라 국제사회 전체를 위해서도 아주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유샤코프의 발언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난처한 입장에 처하게 됐다. 미국 대선 개입 의혹으로 러시아에 대한 미국 내 반감이 큰 데다 최고 우방인 영국에 발맞춰 러시아 외교관 60명을 추방한 상황에서 정상회담 개최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성급하고 돌발적으로 정상회담을 제안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참모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푸틴 대통령의 4기 대선 승리를 축하하는 전화통화를 하면서 정상회담 개최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포스트는 당시 참모들도 대통령이 정상회담까지 제안할 것으로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외교가에서는 푸틴 대통령을 백악관으로 초청한 것은 그에게 ‘면죄부’를 준 것이나 다름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을 포함한 여러 잠정적 장소에서 만나는 문제를 상의했다”고 해명했다. 꼭 백악관으로 초청하지는 않았다는 설명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