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한랭전선… 서울 아파트 평균 7억 돌파, 지방은 거래절벽

입력 2018-04-04 05:00
3월 경매 낙찰 건수 역대 최저… 4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이후
강남 인기지역도 거래 줄었지만 서울 평균 아파트값 첫 7억 돌파
지방은 전세價·청약까지 꽁꽁… 부동산 양극화 더 심화 양상

4월부터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과 함께 부동산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강남 등 인기지역마저 거래 물량이 급감한 가운데 지난달 전국 경매 낙찰 건수가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거래 절벽’이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서울 아파트값 평균이 사상 처음 7억원을 넘어섰지만 지방은 매매뿐 아니라 분양시장도 얼어붙어 양극화가 심화되는 양상이다.

3일 법원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법원경매 낙찰 건수는 3067건으로 2001년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매진행 건수 자체가 8556건으로 많지 않은 가운데 낙찰률 역시 35.8%에 그쳤다. 향후 집값 상승에 비관적인 시장 전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서울 아파트의 경우 낙찰률이 59.6%로 비교적 선방했다고 볼 때 지방 부동산 경기 침체가 경매시장 전반의 경색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 같은 시장 양극화는 주택가격 추이, 분양시장 등 여러 부문에서 다각도로 관측된다.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한 정부의 강경 규제 드라이브가 효과를 보이고는 있지만 핵심 타깃인 서울·수도권보다 지방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게 체감되는 양상이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전국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2월 전국 주택 매매가는 전월 대비 0.20% 상승해 가격 오름이 둔화됐다. 전세가와 월세가는 각각 0.09%, 0.05% 하락했다. 하지만 세부지표를 살펴보면 수도권 주택 매매는 0.46% 늘어난 반면 지방 주택 매매는 0.04% 줄어 수도권과 지방 간 시장 간극이 여전히 큰 것으로 관측된다.

KB국민은행이 집계한 서울지역 주택 평균가격 통계에서 서울 주택 평균 매매가격이 사상 처음 7억원을 넘어선 것도 이 같은 온도차를 보여준다. 시장이 주춤한 와중에도 서울 집값은 아직까지 약세로 돌아서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한국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오피스텔 매매가 역시 서울 지역은 전 분기보다 0.93% 올랐고, 경기도 역시 0.55% 상승했다. 반면 지방은 주택뿐 아니라 오피스텔 매매 및 전월세 가격조차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청약시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로또아파트’ 열풍 등 강남을 중심으로 한 서울 인기지역에 비해 지방 분양시장은 청약자를 채우지 못해 고전하는 곳이 적지 않다.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와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 1분기 공급된 80개 단지 중 평균 경쟁률 1대 1을 밑돈 단지가 33개에 달했고, 대부분 지방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그래픽=이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