넬슨 만델라 前 부인 위니 여사 투병 끝 별세

입력 2018-04-03 21:40
사진=AP뉴시스

남아프리카공화국 민주화의 상징인 고(故) 넬슨 만델라의 전 부인이자 정치적 동지였던 위니 만델라(사진)가 2일(현지시간) 8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CNN방송에 따르면 그의 가족은 성명을 통해 위니가 남아공 수도 요하네스버그의 한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유족은 성명에서 “위니는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인종차별) 투쟁의 가장 위대한 상징 중 하나였다”며 “그는 아파르트헤이트 정권에 대항해 용감하게 싸웠고 국가의 자유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걸었다”고 애도했다.

위니는 남편이 남아공 최초 흑인 대통령에 오르고 2년 뒤인 1996년 이혼했다. 57년에 변호사이자 아파르트헤이트 철폐 운동가였던 만델라를 만나 이듬해 결혼한 지 38년 만이었다. 2013년 12월 만델라가 세상을 떠날 때는 곁에서 지켜봤다. 둘 사이에는 두 딸이 있다.

위니는 63∼90년 만델라가 정치범으로 옥살이를 하는 동안에도 아프리카민족회의(ANC) 소속 당원으로 민주화 투쟁에 앞장섰다. 그는 2011년 ‘남아공판 노벨평화상’으로 불리는 우분투(Ubuntu)상을 받았다. 영국 BBC방송은 위니가 지지자들로부터 ‘남아공의 국모’로 불렸다고 설명했다.

한창 활동하던 시기의 위니는 극단주의 성향을 드러내며 만델라와 갈등을 겪기도 했다. 86년 ANC 배신자의 목에 타이어를 걸어 불태워 죽여야 한다는 연설로 명성이 실추됐고, 91년에는 경찰 정보원으로 의심된다며 14세 활동가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2003년에는 절도 및 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았다.

로이터 통신은 위니의 타협 없는 방식과 용서를 거부하는 태도는 안정적이고 다원적인 민주주의를 추구한 만델라와 대조를 이뤘다고 평가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