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 강서교회(정헌교 목사) 옥상에는 거대한 태양전지판이 있다. 멀리서 봐도 눈이 부실 정도로 대형이다. 2014년 교회를 건축하면서 만든 태양광발전소다. 발전 용량은 95㎾급으로 일조량이 최대일 경우 170가구가 하루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교회는 지난해 3월 한국전력에 전기를 판매해 얻은 수익 1억원을 충북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했다. 교회는 태양광발전소로 창조질서를 보존하고 어려운 이웃도 도왔다는 사실에 ‘일석이조’의 기쁨을 누리고 있다.
지역 교회들이 재생에너지 사업인 태양광발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강서교회 사례처럼 개교회들이 직접 참여하기도 하고, 교단 산하 환경단체들이 주도하기도 한다.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환경선교위원회와 기감 서울연회 환경위원회 등은 2일 서울 종로구 기감 본부에서 총회를 열고 ‘감리회 햇빛발전소 협동조합’을 창립했다. 2014년 한국기독교장로회의 햇빛발전협동조합에 이어 두 번째다.
기감 햇빛발전소 협동조합 발기인인 양재성(가재울교회) 목사는 “핵발전과 지구온난화를 막고, 날로 기승을 부리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선 하나님이 주신 태양에너지를 활용하는 게 지름길”이라고 밝혔다.
태양광발전은 기독교 환경단체들의 오랜 관심사였다. 이진형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은 태양광발전이 탈핵을 위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만 해도 재생에너지 비율을 20%가량 늘렸고 상대적으로 핵발전의 비중을 낮췄다”면서 “전국 교회 중 10%에 해당하는 6000여개 교회만 태양광발전을 시작한다면 우리도 재생에너지 비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사무총장은 “초기 선교사들은 병원과 학교를 세우며 공공성을 확대했는데 21세기엔 태양광발전을 통해 교회의 공공성을 확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역 교회들 가운데는 이 분야 선구자들이 많다. 서울 용산구 청파감리교회(김기석 목사)가 대표적으로, 2007년부터 시간당 3㎾를 생산할 수 있는 태양전지판을 교회 건물에 설치해 한전에 전기를 판매하고 있다. 수익금은 전액 사회로 환원하고 있다. 서울 관악구 광동교회(방영철 목사)도 태양전지판을 설치했다. 방영철 목사는 “교회가 하나님이 주신 태양에너지를 활용하는 건 당연하다. 교회부터 환경 살리기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신학교들도 동참하고 있다. 서울 강북구 한신대 신대원 본관 옥상에는 200㎾ 용량의 대형 태양전지판이 설치돼 있다. 서울 서대문구 감신대도 태양전지판 설치 계획을 세웠다. 태양광발전소는 아파트에도 설치할 수 있다.
서울시햇빛발전협동조합에 따르면 260W급 미니 태양전지판 한 개(가로 165㎝×세로 99㎝)의 경우 부담 비용은 10만원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매월 1만원의 전기료를 절약할 수 있어 1년이면 투자비용을 회수할 수 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교회에 햇빛발전소 만들기 확산
입력 2018-04-04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