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가뒷談] “세무대 너무 잘 나가서?” 국세청 균형인사 고민

입력 2018-04-03 05:05 수정 2018-04-03 09:14

세무대 출신 국세청 공무원들의 인사 불만이 커지고 있다. 본청 진입 인사에서 세무대 출신을 일정 비율 이하로 제한하는 ‘쿼터제’ 때문이다. 본청 진입은 국세청에서 ‘승진을 위한 관문’으로 여겨진다.

세무대는 1981년 개교한 세무 전문대학이다. 세무대를 졸업하면 국세청에 8급으로 특채됐다. 2001년 폐교됐지만 5000여명의 졸업생들은 국세청 내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아 왔다. 현재 본청에 근무하는 세무대 출신 직원은 25% 정도다. 국세청 직원 중 세무대 출신 비중은 15% 수준이다.

국세청이 쿼터제를 둔 것도 이 때문이다. ‘ㅗ’자형 구조라 불릴 정도로 국세청은 승진문이 좁은 것으로 유명하다. 상대적으로 유리한 출발선에서 시작하는 세무대 출신들이 견제 대상이 됐다. 7급 공채 출신의 한 국세청 직원은 2일 “직급이 높아질수록 7급 공채들은 정년 압박을 받게 되는데 세무대 출신들은 어린 나이에 입사한 만큼 더 높이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고 귀띔했다. 결국 김봉래 전 국세청 차장 재임시절 본청의 세무대 출신 직원 비중을 비슷하게 유지하는 쿼터제가 지침으로 도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세무대 출신 직원들은 학력 기준으로 인사 불이익을 주는 건 역차별이라고 주장한다. 한 세무대 출신 국세청 직원은 “그동안 세무대 출신들이 승진을 많이 했던 건 그만큼 능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라며 “오래전 학력 때문에 본청 인사에서 배제되는 건 공정경쟁을 중시하는 정부 기조와도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세청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향후 관련 기준을 탄력적으로 개선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세종=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