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의 위기’… 갤S9, 배터리 성능 하위권에 터치 불량

입력 2018-04-03 05:00

글로벌 프리미엄폰 7종 중 배터리 지속시간 6위 그쳐 일부 제품 터치 불량 문제
삼성, OLED패널 양산 앞당겨 갤노트9 한두 달 조기 출시설 삼성 측은 “그럴 계획 없다”

삼성전자의 최신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9이 ‘배터리 지속시간’과 ‘일부 제품의 터치 불량’ 문제가 잇따라 불거지는 등 논란이 되고 있다. 차기 예정작인 갤럭시 노트9이 구원투수로 조기 등판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삼성전자·애플 등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7대의 배터리 지속시간을 측정한 결과 갤럭시S9이 6위에 그쳤다고 2일 밝혔다. 배터리 지속시간은 SA가 자체 개발한 방식으로 완전히 충전된 스마트폰이 방전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을 재는 방식으로 측정했다.

갤럭시S9은 이 실험에서 26시간 52분을 버텼다. 배터리 지속시간 1위에 오른 소니 엑스페리아 XZ2(36시간 1분)와는 약 9시간 차이가 난다. 3위 LG G6(32시간 35분)와 4위 애플 아이폰Ⅹ(32시간 20분)과 비교해도 6시간 일찍 방전됐다.

갤럭시S9의 배터리 지속시간이 짧다는 지적은 여러 차례 나왔다. 앞서 해외 IT매체 폰아레나도 갤럭시S9이 전작인 갤럭시S8보다 배터리 지속시간이 약 1시간 짧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업계 관계자는 “두 제품의 배터리 용량은 3000㎃h로 같지만 갤럭시S9에는 신기술이 적용돼 전력소비가 더 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일부 갤럭시S9의 터치 불량 문제도 고민거리다.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과 삼성 포럼에는 갤럭시S9의 화면이 눌리지 않는다는 불만이 다수 올라왔다. 이에 삼성전자는 원인을 파악하는 중이다.

제반 상황을 고려할 때 갤럭시S9의 판매 전망은 밝지 않다. 미국 스마트폰 판매량 추적 기관 베이스트리트 리서치는 갤럭시S9의 선주문량이 갤럭시S8보다 약 40% 적다는 것을 근거로 전체 판매량도 전작보다 최대 20%까지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에서도 갤럭시S9의 첫날 개통량이 갤럭시S8의 70%에 그친 것으로 추산되는 등 주춤했다.

갤럭시S9이 부진하자 갤럭시 노트9이 예정보다 1∼2개월 먼저 출시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IT전문매체 테크타임스는 갤럭시 노트9이 오는 7월 공개될 수 있다고 자체 소식통을 인용해 주장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갤럭시 노트9용 OLED패널 양산을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S9이 전작에 비해 판매가 부진한 것은 사실이지만 전망이 나쁘지 않다”며 “갤럭시 노트9을 조기 출시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전체 스마트폰 시장 성장이 정체되고 중고폰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는 점도 악재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처음으로 줄어든 반면 중고폰 시장은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며 “제조사가 새 프리미엄 제품을 팔기 어려워졌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신흥 강자로 떠오른 중국 업체들도 최근 신형 스마트폰을 쏟아내며 갤럭시S9과의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인공지능(AI) 기능과 고화질 카메라 등이 탑재된 화웨이의 P20·P20프로·메이트RS와 샤오미의 미믹스2S는 중국과 인도, 유럽 시장에서 갤럭시 시리즈와 맞붙을 예정이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그래픽=이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