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내퍼 “北과 회담서 CVID보다 덜한 건 못받는다”

입력 2018-04-02 18:40 수정 2018-04-02 23:37
사진=뉴시스

마크 내퍼(사진) 주한 미국대사 대리는 5월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우리가 북한을 만나는 목적은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핵 폐기)가 필요하고 이는 협상 대상이 아님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미 간에 대북 접근방법은 일치돼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우리는 입장이 같은데 그것은 바로 비핵화 없이 남북 간에 진전은 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퍼 대사 대리는 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미클럽이 주최한 ‘북 핵·미사일 문제와 미국 정부의 대응’ 간담회에 참석해 “우리의 결론은 CVID보다 덜한 것은 받을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핵 문제 해결에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남북 관계 개선, 나아가 평화체제까지 언급하기는 너무 이르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는 특히 “북한과 마주앉아 그들의 의도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내퍼 대사 대리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언급한) 단계적·동시적 접근이 무엇인지, 비핵화 대신 평화 안보 보장이라는 얘기도 나오는데 이런 것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우리가 알아야겠다”고 했다.

그는 “미 정부 입장에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김정은은 비핵화 의지가 있다’고 얘기해준 게 중요했다”며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를 들은 건 그때가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가 ‘리비아식 해법’(완전한 핵 폐기 후 보상)을 북한에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한 데 대해선 “두 상황을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북한을 다루는 데 필요한 건 한·미가 함께 최고의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가까운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신속한 협상을 주문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1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며칠 전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로부터 ‘북한이 협상을 시간벌기로 이용한다는 우려를 갖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북한과의 협상은 철저히 비핵화에 초점을 맞추고, 신속히 결과를 내도록 조기에 끝내야 한다”며 “(협상을 통해) 남북과 미국, 중국 4자 간 평화협정이 체결될 수 있겠지만 북한과의 협상 자체는 질질 끌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권지혜 기자, 워싱턴=전석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