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벨벳 “金위원장과 악수하는데… 너무 떨렸어요”

입력 2018-04-02 20:39 수정 2018-04-02 21:26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1일 북한 동평양대극장에서 남측 예술단의 공연을 관람한 뒤 걸그룹 레드벨벳 멤버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조선중앙TV 캡처

“북측 관객들이 엄청 호응해 주셨어요. 공연 마지막에 합창을 하고 저희가 무대 뒤로 들어간 후에도 계속 박수를 쳐주셔서 마음이 이상했어요.”(아이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남측 분들이 (본인이) 레드벨벳을 만날지 안 만날지 궁금해 하는 것 같던데, 저희를 만나보고 싶었다고 하셨어요. 일정상 첫 공연만 참관할 것 같다고 하시면서 악수했는데, 너무 떨렸어요.”(예리)

“지금도 솔직히 믿기지가 않아요.”(슬기) 1일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남북 평화협력 기원 남측 예술단 평양 공연’ 무대를 마친 ‘레드벨벳’은 흥분이 채 가시지 않은 모습이었다. 공연에 참가한 가수 11팀의 막내이자 유일한 걸그룹으로, 다른 가수들보다 호응이 적으리라는 예상과는 달리 북측 객석 반응이 뜨거웠기 때문이다.

“반응은 극과 극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호응이 없다 하더라도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이었어요. 근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어요.”(웬디) “무대와 맨 앞 객석 간격이 2∼3m 정도로 가까운 편이어서 관객들 얼굴도 잘 보였는데, 웃으면서 보고 계신 분이 많았어요.”(아이린)

‘빨간맛’과 ‘배드보이’ 두 곡을 불렀던 레드벨벳은 서울에서 공연하는 것처럼 평양에서도 똑같은 의상과 메이크업으로 무대에 올랐다. 멤버 조이가 평양 공연에 불참하면서 4인조로 동선을 바꾼 것 말고 다른 변화는 없었다고 한다.

“두 곡 모두 저희가 골라서 제출했어요. ‘빨간맛’은 레드벨벳을 알린 곡이고, ‘배드보이’는 저희 최신곡이라서요.”(예리)

레드벨벳은 두 노래 중간에 관객들에게 소감을 전했다. “노래를 들려드릴 수 있어서 영광이고요, 이 무대를 계기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더 있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어요. 레드벨벳의 팀 이름도 설명했어요.”(아이린)

멤버인 슬기는 피날레로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부르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북측 분들이 두 팔을 들고 흔들면서 같이 부르는데 우리가 한민족이라는 게 느껴져서 감격스러웠어요.”

평양 공연을 위해 예정됐던 여러 스케줄을 정리하고 참가했다는 레드벨벳은 마지막으로 입을 모아 말했다. “앞으로도 남북교류를 위한 무대가 마련된다면 계속 참여하고 싶어요. 저희 노래도 많이 알릴 수 있으면 좋겠어요.”

평양공연공동취재단,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