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최초 프로 첫 타석서 대포… 7경기 만에 4홈런 공동 선두
탄탄한 허리·하체에서 나오는 힘과 회전력으로 호쾌하게 스윙
코치 “이승엽을 롤모델로 삼아 밀어서 홈런 만드는 특별훈련 해”
“오랜 만에 괴물이 나타났다.”
대형 신인 강백호(19·kt 위즈)의 등장에 프로야구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강백호는 개막 이후 7경기에서 홈런 4방을 쏘아 올리며 팬들을 열광시켰다. 강백호가 펼쳐 보이는 괴력의 비결은 뭘까. 전문가들은 “타고난 자질에 임팩트 있는 타격과 두둑한 배짱 덕분”이라고 입을 모았다.
강백호는 지난 3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팀이 0-8로 뒤지던 3회말 상대 에이스 장원준을 상대로 스리런포(시즌 4호)를 터뜨렸다. 강백호의 홈런으로 추격의 발판을 마련한 kt는 타선이 폭발, 20대 8 대승을 거뒀다.
강백호는 특급 신인으로 주목받은 선배들보다 더 무서운 홈런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다. 1994년 LG 트윈스의 우승을 이끈 김재현은 당시 시즌 개막 이후 7경기에서 3개 홈런을 쳤다. 1996년 만장일치 신인왕에 올랐던 박재홍(현대 유니콘스)은 개막 후 7경기에서 1개 홈런을 기록했다. 정규시즌을 마친 후 김재현은 21홈런, 박재홍은 30홈런을 해당 시즌에 각각 기록했다.
지난달 24일 KIA 타이거즈와의 개막전에서 강백호는 프로 데뷔 첫 타석에서 홈런을 터뜨리며 고졸 신인 최초 데뷔 타석 홈런 기록을 세웠다. 탄탄한 허리와 하체에서 나오는 힘과 빠른 배트 스피드, 신인이라고 믿기 힘든 타격 기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 강백호는 홈런포를 가동하고 있다. 1일 두산전에선 홈런을 추가하지 못했지만 홈런 공동 선두에 올라 있다.
채종범 kt 타격코치는 1일 “강백호는 이승엽을 롤모델로 해 밀어서 홈런을 만들기 위한 특별훈련을 해왔다”면서 “하체를 적극 활용해 힘을 주는 타격 메커니즘을 잘 익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주로 2번 타자로 나서는 강백호가 앞에서 해주자 뒤에 다른 타자들도 힘을 받는 시너지 효과가 생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백호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kt는 1일 현재 팀홈런 1위(20개)를 달리고 있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강백호의 타격 메커니즘이 정말 좋다. 오른발을 들어 레그킥을 하고 힘을 모아서 타격을 하는데 어지간한 배트 스피드가 아니면 쉽지 않은 것이다”며 “이후 팔의 각도도 훌륭해 힘이 실려 스윙이 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강백호는 허리하고 하체가 탄탄해 빠르게 턴을 할 수 있어 배트 스피드가 빠르다”고 덧붙였다.
양준혁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30개 이상 홈런을 때려내는 선수들은 공을 맞춘 후에 순간적으로 강한 힘을 주기 위해 배트를 들어주는 동작을 하는데 이걸 강백호가 한다”면서 “어린 나이에 호쾌한 스윙을 가지고 있어 놀랍다”고 말했다.
강백호는 신인답지 않은 두둑한 배짱과 자신감도 갖추고 있다. 허 위원은 “강백호와 대화해보면 자신감도 있고 목표 의식도 뚜렷해 나이에 비해 어른스럽다”며 “앞으로 다른 구단에 분석되면서 고전할 수도 있겠지만 잘 이겨낼 것 같다”고 전망했다. 또 김진욱 kt 감독이 고교시절 투수와 포수를 겸업하던 강백호를 외야수로 전향시켜 타격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 것도 홈런포의 비결로 꼽힌다.
한편 이날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선 SK 와이번스가 최정의 홈런 3방을 앞세워 한화 이글스를 13대 1로 대파하며 주말 3연전을 싹쓸이했다. 이날 최정은 1·5·9회초 솔로포(시즌 2·3·4호)를 각각 터뜨리며 거포 본능을 뽐냈다. 개막 후 7연패에 빠졌던 롯데 자이언츠는 NC 다이노스에 3대 2 진땀승을 거두며 시즌 첫 승 신고에 성공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
<1일 프로야구 전적>
△KIA 5-6 LG △SK 13-1 한화 △NC 2-3 롯데 △두산 4-9 kt △넥센 5-6 삼성
강백호, 이름 그대로 ‘으르렁’… 괴력 뒤에는 자신감·배짱
입력 2018-04-02 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