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연합군사훈련 시작… 기간·규모 축소 ‘로 키’로 진행

입력 2018-04-02 05:00
한·미 군 당국이 1일 연합 군사훈련인 독수리훈련(FE)에 돌입했다. 독수리훈련은 이날부터 시작된 한·미 해병대 상륙훈련인 쌍룡훈련을 시작으로 4월 말까지 계속된다. 사진은 2016년 3월 쌍룡훈련에 참가한 미국 수송기 ‘오스프리’가 독도함에 내려앉는 모습. 국민일보DB

한·미 군 당국이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로 미뤄졌던 연합 군사훈련을 1일 시작했다. 이달 말까지 실시될 독수리훈련(FE)의 일환으로 8일까지 한·미 해병대의 연합 상륙훈련인 쌍룡훈련을 진행한다. 또 오는 23일부터 2주간 컴퓨터 시뮬레이션 위주의 키리졸브(KR) 연습을 실시할 계획이다.

쌍룡훈련은 경북 포항 해안에서 한국 해병대 2000명, 미 해병대 4000명이 참가한 가운데 실시된다. 이번 훈련엔 미 해군의 강습상륙함 와스프함과 본험리처드함 2척이 동시 전개된다.

이번 훈련의 하이라이트는 한반도 유사시 북한의 후방 지역에 기습적으로 한·미 해병대 병력을 투입하는 작전 연습이다. 와스프함에서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스텔스 전투기 F-35B가 해안 주변의 적 진지를 공격한 뒤 해병대 병력을 상륙시키는 시나리오다.

군 소식통은 1일 “‘상륙 디데이’를 정해 놓고 해병대 병력 등 한·미 전력이 기습적으로 상륙하는 훈련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첫날인 1일 군은 포항 인근 해역에서 상륙작전에 필요한 해상기동훈련 등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해안 교두보를 확보하고 방어하는 육상 작전 훈련도 병행 실시할 계획이다. 이번 한·미 연합훈련은 기간과 규모가 축소되는 등 ‘로 키(low key)’로 진행 중이다. 이날 훈련 장면이나 세부 일정 역시 언론에 공개되지 않았다. 독수리훈련 기간은 절반가량으로 축소됐으며, 미 전략자산인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와 전략폭격기 B-1B 등도 참가하지 않는다. 다른 전략자산이 참가하더라도 공개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대규모 훈련을 실시했던 2016년, 2017년과 달리 이번엔 한반도 긴장 완화 국면을 이어가려는 정부 기조가 반영된 것이다.

북한은 과거와 달리 한·미 연합훈련을 비난하는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대남 선전 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천안함 폭침 8주기를 계기로 각각 열린 ‘제3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과 해군의 해상 기동훈련을 거론하며 “특대형 모략극을 동족 대결의식 고취에 써먹으려는 시대착오적 망동”이라고 맹비난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