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부활 신앙으로 회개와 회복의 역사를”
입력 2018-04-02 00:01 수정 2018-04-02 17:32
1일 전국 각지에서 열린 부활절예배 현장엔 예수 그리스도 부활을 선포하는 메시지와 함께 각 지역을 향한 위로, 크리스천들의 간증 등이 어우러지며 의미를 더했다.
부산에서는 1800여 교회 3만여명의 성도가 부산진구 부산시민공원에 운집해 ‘부활 생명, 이 땅을 새롭게’를 주제로 ‘예수부활연합축제’를 열었다. 부산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정성훈 목사)와 부산성시화운동본부(본부장 허원구 목사) 공동 주최로 개최된 예배는 이규현 수영로교회 목사가 설교를 맡아 부활의 의미와 기독교인들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강조했다.
성도들은 부산의 복음화, 한국 교회의 부흥, 나라와 민족, 정치 지도자, 다음세대를 위해 통성으로 기도했다. 이어 예수 부활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한 생명 나눔 순서로 장기기증 서약과 헌혈 시간을 가졌다. 이날 헌금은 다음세대와 탈북민, 사회적 약자 등을 위해 사용된다. 식전공연에는 포도원교회 어린이 중창단과 고신대 태권도 선교단이 나섰고 설교 후 공연에는 동래중앙교회 어린이 난타팀, 성지고 댄스팀, 가수 겸 배우 양동근과 헤리티지가 흥겨운 무대를 선사했다.
대구기독교연합예배에는 2018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갈릭 걸스’ 열풍을 일으켰던 여자 컬링대표팀의 김경애(의성 철파교회) 선수가 참석해 주목을 받았다. 고향 의성에서 예배를 마치고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오후 예배에 참석한 김 선수는 “부활하신 주님을 위해 기쁨으로 함께 예배하자”며 “앞으로도 대구 복음화를 위해 기도하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김 선수는 이어 “올림픽 기간 동안 ‘하나님께서 항상 함께 하신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며 “철파교회 성도들을 비롯해 같은 마음으로 기도해주신 모든 크리스천들에게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예배에서 참석자들은 “대구여 거룩한 도시로 깨어나라”를 함께 외친 뒤 ‘부흥’ 찬양을 부르며 예수 부활의 기쁨을 나눴다.
포항실내체육관에서는 포항시기독교교회연합회(회장 조근식 목사) 주관으로 부활절연합예배가 진행됐다. 설교자인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수원중앙침례교회 원로) 목사는 “부활이 없다면 십자가는 하나의 상징이며 무의미한 표시일 뿐”이라며 “우리에게 평화를 주실 분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 한 분”이라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지난해 11월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포항 시민들을 위로하며 “앞으로 모든 지진은 포항에서 물러가길 소망한다”고 전했다. 성도들도 일제히 “아멘”으로 화답하며 두 손을 모았다.
조근식 목사는 “지난해 지진으로 포항의 130여교회가 피해를 입었다”면서 “상처 입은 이웃을 돌보는 일에 지역교회가 앞장 서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날 예배엔 6000여명의 지역성도와 함께 다문화가정과 외국인들도 다수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포항시기독교교회연합회는 예배 헌금 전액을 지진피해 복구와 다문화 가정 지원을 위해 활용키로 했다.
오전 5시30분 경기도 안산합동분향소 기독교예배실 앞에선 부활주일 새벽기도회가 열렸다. ‘세월호 가족과 함께하는 안산 지역 교회’가 주최한 기도회에서는 유가족과 성도들 200여명이 함께하며 서로의 아픔을 보듬었다. 이창갑(안산 서안산시온교회) 목사는 설교에서 “이 땅에서 가장 약하고 낮은 이들과 자신을 동일시하셨던 예수께서 유가족과 생존자의 모습으로 찾아오실 것”이라며 “유가족과 생존자 곁에 함께하는 행동이 진정한 부활 신앙을 가진 그리스도인의 자세”라고 말했다. 세월호 유가족인 ‘지성이 엄마’ 안영미씨는 “교회 생활을 되짚어 봤다. 진정한 그리스도인이 되고 싶다”며 “한국교회가 한 생명이 천하보다 귀하다는 말씀을 실천하는, 진정한 세상의 빛이 돼 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부활절 전날인 31일 오후 11시에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총무 이홍정 목사)가 서울 남산공원 안중근의사기념관 앞에서 ‘평화가 있기를’이란 주제로 부활절 예배를 드렸다. 남산공원은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가 처음 열렸던 곳이다. 참석자들은 북한의 조선그리스도교연맹과 함께 작성한 남북공동기도문을 낭독하며 “모처럼 이 땅에 찾아온 평화의 기운을 살려 우리 민족 스스로의 힘으로 하나가 되게 해 달라”고 기원했다.
최기영 이현우 기자, 부산=윤봉학 기자 ky710@kmib.co.kr
사진=최현규 강민석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