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난민들 첫 도착지로 보내기로… 그리스 등 반발할 듯
난민 문제가 유럽을 점점 더 갈라놓고 있다. 난민 부담을 떠안지 않으려는 국가들이 난민을 돕는 외국 단체를 처벌하는가 하면 자국에 이로운 난민 정책을 앞다퉈 도입하면서 갈등이 커지고 있다.
아프리카를 떠나 유럽으로 오는 난민들을 지중해에서 구조하는 역할을 해 온 스페인 비영리단체(NGO) ‘프로악티바 오픈 암스(프로악티바)’가 난민 밀입국을 조장한 혐의로 이탈리아에서 320만 유로(약 42억원)의 벌금을 물 위기에 처했다고 엘 문도 등 유럽 언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15일 프로악티바의 난민 구조선은 리비아에서 출발한 난민들을 지중해 공해상에서 구조하던 중 리비아 해안경비대로부터 난민들을 인계해 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그러나 프로악티바 측은 이에 응하지 않고 리비아 측과 대치하다가 이탈리아의 입항허가를 받고 시칠리아섬 포찰로 항구에 입항했다. 이탈리아는 프로악티바가 난민을 넘겨 달라는 리비아의 요구를 거부한 것이 리비아와 유럽연합(EU) 사이에 체결된 협약을 어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프로악티바는 “이탈리아 당국이 자국 항만 입항을 허용했다는 점에서 이번 기소는 법적인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네덜란드 정부는 자국에 들어온 난민이 망명을 신청할 경우 곧바로 망명심사에 착수하지 않고 난민이 처음 발을 들여놓은 유럽 국가로 돌려보낼 방침을 밝혀 난민 주요 도착지인 그리스와 이탈리아의 반발이 예상된다.
네덜란드 법무치안부 관계자는 “난민들이 망명하기 좋은 나라를 찾아 이 나라 저 나라를 여행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난민이 처음 도착했던 나라들도 재유입을 거부할 게 뻔해 난민들이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해질 가능성이 높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난민 도운 스페인 NGO, 伊서 벌금 폭탄 위기
입력 2018-04-02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