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8년 4월 1일. 서울 명동 유네스코 회관에서 39명의 임직원이 ‘포항종합제철주식회사’를 창설했다. 자본과 기술 부족, 막대한 외자부담, 경제성이 의심된다는 세계은행의 보고서 등 제철소 설립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팽배했을 때다.
고(故) 박태준 명예회장(당시 사장)의 창립사는 비장했다. “포항종합제철의 모든 성공 여부는 지금부터 우리에게 주어진 직접적인 사명이며 따라서 우리 자신의 잘못은 영원히 기록되고 추호도 용납될 수 없으며 가차 없는 문책을 받아야 합니다.”
그렇게 출발한 포스코가 1일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포스코는 포항시 포스텍 체육관에서 ‘미래비전 선포식’을 갖고 100년 기업을 향한 새로운 발걸음을 내디뎠다. 창립 100주년이 되는 2068년에는 연결 매출 500조원, 영업이익 70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포스코는 주력산업인 철강 외에 인프라와 소재, 바이오 등 신성장 사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그룹 이익의 80%가량이 철강과 관련 분야에서 나오는 지금의 수익구조를 앞으로 철강, 인프라, 신성장 3대 핵심 사업군에서 4대 4대 2 비율로 개선할 계획이다. 인프라 분야의 경우 무역·건설·에너지·정보통신기술(ICT) 등을, 신성장 사업은 에너지저장소재·경량소재 등을 육성할 방침이다.
포스코의 비전은 위대한 포스코가 되자는 의미를 담은 ‘포스코 더 그레이트(POSCO the Great)’로 정했다.
권오준 회장은 선포식에서 “앞으로 50년의 포스코는 메가 트렌드에 대응해 철강을 기반으로 인프라 분야와 신성장 분야에서 또 다른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며 “고유 기술에 기반한 차별적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글로벌 기술 혁신을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스코는 압축적인 한국 경제 성장의 상징과도 같은 기업이다. 첫 쇳물을 생산한 73년 416억원이었던 포스코 매출은 지난해 28조5538억원으로 686배로 늘었다. 영업이익도 83억원에서 2조9025억원으로 수직상승했다. 영업이익률은 10.2%로 전 세계 철강사 중 최고 수준이다. 조강생산량도 73년 44만9000t에서 2017년 3720만t으로 약 80배 늘었다.
포스코는 지난해 전체 판매량의 약 25%인 900여만t의 자동차강판을 판매했다. 세계 자동차 10대 중 1대에 강판을 공급한 셈이다.
기술 측면에서도 비약적 발전을 했다. 100여년 역사를 지닌 근대식 용광로를 독자 개발한친환경 파이넥스 공법으로 대체했고, 2013년에는 동남아시아 최초의 일관제철소를 인도네시아에 준공했다. 최근에는 포스프레임(PosFrame)이라는 스마트팩토리 고유 플랫폼을 구축해 세계 철강산업의 스마트화를 이끌고 있다.
포스코는 또 인공지능(AI) 기술을 고로에 접목한 ‘스마트 고로’ 사업을 시작해 기존 고로 대비 생산량을 4∼5% 높이고 연료비를 절감하는 효과를 얻었다.
포항=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그래픽=이은지 기자
‘포스코 더 그레이트’ 미래비전 선포… 100년 기업 새 출발
입력 2018-04-01 21:17 수정 2018-04-02 10: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