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예술단의 평양 공연으로 다시 만난 남북은 한층 친밀한 모습을 보였다. 김포공항을 출발할 때 다소 긴장했던 가수들도 평양에 도착한 뒤에는 “관객 반응이 궁금하다” “공연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며 벅찬 감정을 드러냈다.
정부 대표단과 예술단 등을 태운 전세기는 31일 오전 10시33분 김포공항을 이륙해 서해직항로를 따라 이동한 뒤 11시30분 평양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는 박춘남 문화상과 삼지연관현악단의 현송월 단장, 김순호 행정부단장이 마중 나왔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박 문화상은 공항 귀빈실에서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한 봄꽃을 화제 삼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환담을 나눴다. 박 문화상은 도 장관이 시인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닷새만 더 있으면 평양은 봄맞이에 들어가 시상이 막 떠오르겠는데 정말 아쉽다”고 말했다.
윤상 예술감독과 구면인 현 단장도 “유명한 가수들이 많이 오고 성의껏 준비해 오시니 기대가 크다”며 “빨리 만났으면 하고 기다리고 있었다”고 반가움을 표시했다. 공항 입국장에는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 소속 기자 20여명이 나와 예술단 방북을 취재했다.
평양공항을 나선 방북단은 버스 6대에 나눠 타고 시내에 있는 고려호텔로 이동했다. 버스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 4·25문화회관, 김일성경기장 등을 지나 35분 만에 호텔에 도착했다. 평양 시내로 들어서는 길목엔 ‘계속 혁신, 계속 전진’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 뜻을 이어받자’는 선전 문구가 내걸렸다. 방북단이 호텔 로비에 도착하자 직원들이 양쪽에 서서 기다리고 있다가 박수로 맞았다. 방북단은 호텔 2층 연회장에서 점심식사를 한 뒤 동평양대극장으로 가 공연 연습을 했다.
이날 방북한 정부 대표단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 포함됐다. 윤 실장은 3박4일 방북 기간 북측과 소통 기회가 생길 경우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공연 현장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깜짝 등장하고, 김 위원장과 우리 정부 대표단과의 만남이 성사되면 윤 실장이 문 대통령의 의중을 전달할 메신저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 실장은 지난 5∼6일 문 대통령의 대북 특사단으로 방북해 김 위원장을 만난 적이 있다.
청와대에선 윤 실장 외에 공연기획 전문가인 탁현민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과 박진원 통일비서실 선임행정관 등이 정부 지원단으로 함께 방북했다.
평양공연공동취재단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현송월 공항 마중… 南北 한층 친해진 모습
입력 2018-04-01 18: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