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한라의 주장 김원중(34)은 일본과의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남자 아이스하키 2차전(한국 4대 1 승) 3피어리드에서 골을 넣은 뒤 이렇게 말했다. “일본에는 가위바위보도 지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과연 김원중은 ‘일본 킬러’였다. 두 일본 팀과의 2017-2018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플레이오프(PO) 준결승전(5전3승제)4경기, 파이널(5전3승제) 4경기에서 4골, 3도움을 기록하며 팀을 아시아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3연속 챔피언에 올려놓았다.
패트릭 마르티넥 감독이 이끄는 한라는 지난 31일 안양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오지 이글스(일본)와의 PO 파이널 4차전 홈경기에서 3대 1로 이겼다. 지난달 일본 홋카이도 도마코마이에서 열린 1차전(5대 3 승)과 2차전(5대 2 승)에서 모두 이긴 안양은 홈에서 열린 3차전에서 2대 4 역전패를 당한 뒤 4차전에서 이겨 통산 5번째이자 세 시즌 연속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안양은 2015-2016 시즌과 2016-2017 시즌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하지만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12명이 차출된 바람에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 팀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후보 선수들이 분전하며 정규리그 2위를 차지했다. 김원중 등 대표팀에서 복귀한 주전 선수들은 4강전(일본 도호쿠 프리블레이즈전 3승 1패)에 이어 파이널에서 위력적인 경기력을 펼쳐 보이며 2003년 아시아리그 출범 이후 어느 팀도 이루지 못한 3회 연속 정상 등극에 성공했다.
김원중은 한국 출생 선수로는 처음으로 아시아리그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김원중의 진가는 도호쿠와의 4강 PO 2차전부터 빛났다. 1차전에서 0대 2로 패한 안양은 2차전 때 주눅이 들어 있었다. 김원중은 2차전 도중 상대 선수와 부딪쳐 넘어지며 머리를 다쳤다. 뇌진탕 증세를 보인 그는 경기 중간중간 구토를 하면서도 빙판을 누볐다. 김원중의 투혼에 자극을 받은 안양 선수들은 힘을 내 3대 2로 이겼다.
마르티넥 감독은 4강 PO 3차전부터 승부수를 던졌다. 3, 4라인 라이트윙으로 뛰며 궂은일을 하던 김원중을 과감하게 1라인 라이트윙으로 내보낸 것이다. ‘신의 한 수’였다. 2012년 이후 6년간 PO 골이 없었던 김원중은 파이널 1차전에서 개인통산 첫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2차전에선 2-2로 맞선 3피리어드 때 역전 결승골을 뽑아냈다.
한편 안양 선수들이 주축을 이룬 한국 대표팀은 5월 덴마크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 월드챔피언십에서 첫 출전한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캡틴 김원중, 역시 ‘일본 킬러’… 아이스하키 亞리그 3연속 챔프
입력 2018-04-01 19: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