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주님.
고난의 밤이 지나고 생명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하나님의 아들로서 인간이 되신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은 단순히 한 인간의 고통과 부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역사의 고통과 역사의 부활입니다. 인류의 역사는 전쟁과 죽음으로 점철된 고난의 역사인데 그것이 바로 예수님이 짊어지셨던 십자가의 고난이었습니다. 역사의 고난과 아픔을 짊어진 예수님의 십자가는 죽음으로 끝나지 않고 부활로 이어졌습니다.
주님은 부활 사건을 통해 고통 속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고난이 반드시 부활로 이어진다는 확신을 주셨습니다. 인류를 위협하는 죽음의 세력은 그리스도의 죽음으로 그 기가 꺾였습니다.
역사를 주관하시는 주님.
예수님의 부활은 폭력의 밤이 끝나고 평화의 아침이 동텄음을 말합니다. 십자가는 하늘의 진리를 설파해 인간에게 새로운 세계를 열어준 하나님의 아들을 정치적 판결로 내어준 사회적·정치적 폭력의 전형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를 죽음에서 일으켜 부활하게 하셨습니다. 이를 통해 세계가 폭력의 역사와 죽음의 세력으로 종말을 맞는 대신 폭력이 극복되고 사랑과 평화가 가득한 생명의 역사로 변화되게 하셨습니다. 우리를 죄에서 건져 주신 은혜에 감사를 돌립니다. 부활로 시작된 생명의 역사는 평화이며 사랑이고 모든 생명이 더불어 살아가는 새로운 역사입니다.
소망을 주시는 하나님.
우리가 지나온 역사는 십자가 고난의 길이었습니다. 전직 대통령 두 사람이 구속될 수밖에 없는 역사는 폭력과 부패가 얼룩진 고난의 여정이기도 했습니다. 전쟁이 날 것처럼 긴박하게 돌아가던 북한의 핵실험은 우리에게 죽음의 위협이었습니다. 끝날 것 같지 않던 부패한 권력의 전횡은 이에 항거한 수많은 촛불에 의해 저지돼 희망의 아침이 밝았고 평창 동계 올림픽을 통해 평화의 기운이 싹텄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돼 평화의 새 날을 기대할 수 있게 됐습니다.
부활의 아침에 이런 감격을 체험할 수 있게 해 주신 은혜에 찬양을 올려 드립니다. 금년에 맞는 부활절의 기쁨은 각별하고 새롭습니다. 부활의 희망과 기쁨이 온 누리에 가득하기를 기원하며 이 모든 말씀 주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유경재 원로목사(서울 안동교회)
부활절 기념 기도
입력 2018-04-02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