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노사의 30일 해외 자본유치 합의로 중국 기업 더블스타가 이 회사의 새 주인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매각이 결정되면 더블스타는 유상증자에 6463억원을 투입하고 경영권을 확보하는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직원의 고용을 3년간 보장하고 경영도 독립적으로 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4월 1일 조합원 투표를 거쳐 다음 달 2일 이사회에서 해외 매각을 최종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 시 법정관리 절차를 밟게 되지만 현재로서 이 가능성은 높지 않다.
더블스타는 그동안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경우 본사를 한국에 두고 독립경영을 보장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차이융썬 더블스타 회장은 지난 22일 기자회견에서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의 기술을 가져가려는 것이 아니라 협력을 통해 세계적인 타이어 업체로 같이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3년간 고용 보장 약속에 대해서도 “3년 뒤 공장을 폐쇄한다거나 다른 데로 옮긴다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더블스타 인수가 결정되면 채권단은 신규대출 최대 2000억원을 승인할 예정이다.
하지만 금호타이어보다 더블스타의 기술 수준이 낮으므로 기술유출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업계 일각에선 ‘제2의 쌍용차 사태’가 현실이 되지 않도록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충고도 나온다.
더블스타는 중국 칭다오에 본사를 둔 칭다오쌍싱(靑島雙星)주식회사의 영문 이름이다. 모기업인 쌍싱그룹은 1921년 신발제조업체로 설립됐다. 타이어 업계에서 2015년 매출 기준 글로벌 순위는 34위로 14위인 금호타이어보다 훨씬 떨어진다.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면 글로벌 10위로 순위가 높아지고 중국 내에서도 1위 타이어 업체로 도약하게 된다.
특히 금호타이어의 미국 조지아 공장은 더블스타에 매우 큰 가치를 지닐 것으로 보인다. 미·중 간 통상 갈등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조지아 공장을 통해 미국 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만에 하나 조합원 투표에서 해외매각 반대 결정이 내려질 경우 금호타이어는 법정관리를 피할 수 없게 된다. 법정관리에 돌입하면 회생보다 청산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회계법인 실사 결과 청산가치는 1조원인 반면 계속기업가치는 4600억원에 그쳤다. 법원이 예상과 달리 회생 절차를 선택할 수 있지만 이 경우도 강도 높은 정리해고와 임금 삭감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법정관리가 시작되면 협력업체의 줄도산이 이어져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주게 된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그래픽=전진이 기자
금호타이어, 中 더블스타 새 주인 가능성 커 “3년간 고용·독립 경영 보장”
입력 2018-03-30 23:34